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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88서울올림픽, 1G 이통 깨우다

5부. 1세대 이동통신

by 김문기

1988년 7월 1일, 서울 서초구 방배동. 한국이동통신 서울지사 앞에는 평소보다 일찍 줄을 선 시민들이 있었다. 흰 셔츠를 입은 남성, 두 손을 모은 채 설레는 표정의 중년 여성, 고급 승용차에서 내리는 정장 차림의 기업인들까지. 그날 그곳은 대한민국이 이동전화 시대에 첫발을 내딛는 역사적 현장이었다.


그리고 단 78일 뒤—1988년 9월 17일, 제24회 서울올림픽이 개막했다. 10월 2일까지 이어진 이 올림픽은 단순한 스포츠 이벤트를 넘어, 대한민국 정보통신 기술의 수준을 전 세계에 알리는 절호의 무대가 됐다.


통신운영 주관기관이었던 한국전기통신공사(현 KT)는 대회통신운영지휘본부를 설치하고 통신영업단, 방송중계단, 통신운용단, 종합상황실을 체계적으로 배치했다. 6개소 영업센터, 42개소 전신전화취급소, 35개 임시우체국을 설치하고, 운영요원 3천명과 대회용 전화번호부 2만 부를 현장에 투입했다. 종합정보시스템, 경기정보시스템, 대회관리 및 지원시스템 등 3개 전산 시스템은 광섬유 기반 통신망에 연결돼 처음으로 실시간 정보 전송을 가능케 했다.1)


TV 방송중계 회선은 총 3만2천 회선이 준비됐고, 모든 회선은 구리선이 아닌 광케이블로 구축됐다. 이로써 통신 품질은 비약적으로 향상됐다. 또한, 9월 12일에는 차량과 사무실 간 음성통화가 가능한 무선통신 서비스가 전격 도입됐다. 보증금 4만5천 원, 장치비 5천원에서 2만원, 월 기본료 1만원에서 1만3천원, 통화료 50원으로 구성된 이 서비스는 동시 통화를 지원하는 ‘다자간 무선전화’ 시스템으로, 주로 대회 운영기관이나 기업 고객이 사용했다.


한국이동통신(현 SK텔레콤)은 대회운영용 1만7천776 회선, 방송보도용 8천68 회선, 공중통신용 4천200 회선을 지원하고, 서울조직위와 종합수리센터에 총 19명의 기술인력을 상주시켰다. 한국데이터통신(현 LG유플러스)은 14대의 주전산기, 960대의 단말기, 450대의 프린터를 현장에 배치해 경기정보와 각국 보도자료를 실시간으로 송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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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전문지에서만 10년 넘게 근무하며 전세계를 누볐습니다. 이전에 정리했던 이동통신 연대기를 재수정 중입니다. 가끔 다른 내용도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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