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부. 제2이동통신사 선정 결과
1992년 6월 26일, 제2이동통신사업자 선정 공모 접수가 마침내 막을 올렸다. 역대 공공사업 사상 유례없는 물량과 긴장감이 교차한 이날, 여섯 개 컨소시엄은 치밀한 보안 전략과 조직력을 총동원해 체신부로 향했다. 접수 당일 현장은 트럭 11대, 80만여 쪽 서류가 담긴 100여 개 캐비닛으로 북새통을 이뤘다.
이 북새통을 미리 감지했을까. 공모 접수를 이틀 앞둔 6월 24일, 체신부는 접수 순서 추첨을 위해 여섯 컨소시엄 대표를 한자리에 소집했다. 각 그룹의 수장들이 모인 이례적인 장면이었다. 보안과 형평성 확보 차원에서 마련된 이 자리에서, 동양·신세기(포항제철)·코오롱이 1조로, 미래(쌍용)·동부·대한텔레콤(선경)이 2조로 결정됐다.
하지만 만반의 대비와 달리 6월 26일 낮 12시, 체신부 청사는 운송 트럭과 캐비닛으로 가득 찼다. 통인익스프레스, 대한통운 등 물류업체 차량 11대가 동원됐고, 80만 쪽에 달하는 서류는 100개가 넘는 캐비닛에 분산됐다. 컨소시엄당 20여 명의 운송요원과 보안요원이 경계를 늦추지 않았다.
사업 신청서 인쇄를 위해 미국과 싱가포르에 인쇄를 맡기고 항공편 2대를 띄운 컨소시엄도 있었다. 포항제철은 여의도 63빌딩에 자체 제본 설비를 구축했고, 선경은 특수잠금장치가 부착된 철제 캐비닛 25개를 2대의 트럭에 나눠 운송했다. 가스총을 소지한 경호경찰을 대동한 컨소시엄도 있었다.
접수 현장에서는 해프닝도 벌어졌다. 동양이동통신은 일부 서류의 일련번호 누락으로 수백 쪽을 현장에서 수기로 보완했다. 포항제철은 돼지머리를 놓고 고사를 지내며 절실함을 드러냈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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