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 선경(SK)에 쏟아지는 칼날

9부. 정치에 압도된 제2이통사

by 김문기

1992년 8월 20일, 선경(대한텔레콤)이 제2이동통신사업자로 최종 선정됐다. 그러나 그 여운은 길고도 거셌다. 단순한 사업자 선정이 아니라, 정치권력과 재벌, 여론의 충돌이 맞물린 거대한 소용돌이의 중심에 '정보통신산업'이 자리 잡게 됐다.


제2이동통신사로 선경이 낙점된 직후부터 정국은 급변했다. 선경그룹 최종현 회장과 당시 노태우 대통령이 사돈지간이라는 점이 부각되면서, 선경의 선정은 곧 특혜라는 인식이 확산됐다. 정치권은 물론 언론도 연일 의혹을 제기했고, 야당뿐 아니라 여당 민자당 내부에서도 문제 제기가 이어졌다.1)


김영삼 민자당 대표는 공식 회의석상에서 반대 입장을 천명했으며, 김대중 민주당 대표와 정주영 국민당 대표 역시 선정 백지화를 촉구하며 공세에 가세했다. 제6공화국 말기, 차기 대선을 앞둔 미묘한 시기와 맞물려, 제2이동통신사업은 산업적 의미를 상실한 채 전방위적인 정치 논쟁의 도화선이 됐다.2)


체신부는 의혹 제기에 단호히 선을 그었다. 송언종 체신부 장관은 "객관적이고 공정한 심사를 거친 결과이며, 친인척 관계는 고려된 바 없다"고 강조했다. 심사기준이 허가신청서에 명시돼 있었고, 심사결과는 청와대에도 사전 보고되지 않았다는 설명이었다.


체신부는 오히려 신규 사업자 선정을 계기로 국산 장비 도입 확대 등 산업 전반의 성장 계기가 마련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실제로 선경은 1986년부터 정보통신전담반을 운영하며 준비해왔고, 1차와 2차 심사에서 모두 1위를 기록했다는 점에서 선정은 정당하다는 입장을 고수했다.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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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전문지에서만 10년 넘게 근무하며 전세계를 누볐습니다. 이전에 정리했던 이동통신 연대기를 재수정 중입니다. 가끔 다른 내용도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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