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부. 제3이통사 PCS 사업자 선정
1997년 1월 30일. 이동통신 업계에 ‘번호’로 기억될 날이다. 이날 정보통신부는 신규 PCS(개인휴대통신) 사업자에게 각각 ‘016’, ‘018’, ‘019’의 식별번호를 부여했다. 이로써 011(한국이동통신), 017(신세기통신)에 이어 5개 이통사업자가 각자의 번호를 갖게 됐고, 식별번호는 브랜드 그 자체로 부상했다.
이 번호들이 갖는 의미는 단순한 숫자가 아니었다. ‘스피드 011’, ‘파워디지털 017’ 등 1990년대 말 이동통신 시장에서 사업자의 이름보다 더 강력했던 상징이자 경쟁의 무기였다.
당초 정보통신부는 PCS 3개 사업자에게 ‘018’ 식별번호를 공통으로 부여한 뒤 네 자릿수 번호(0182, 0183, 0184 등)로 식별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사업자들은 이를 강하게 반대했다. 기존 CDMA 사업자들이 011, 017 같은 세 자릿수 번호를 쓰는 상황에서 네 자릿수는 명백한 ‘역차별’이라는 주장이다.
1996년 9월 2일 개최된 ‘신규통신사업자 서비스 식별번호 공청회’는 그 갈등의 서막이었다. 정보통신부는 예비번호 자원 부족을 이유로 물러서지 않았고, PCS 사업자들은 ‘공정 경쟁’을 외치며 맞섰다. 특히 018X는 번호가 너무 길어 소비자의 혼란을 야기한다는 점도 부각됐다.1)
흥미로운 반전은 이후 양평 플라자콘도에서 열린 협의회에서 벌어졌다. 경쟁사인 한국이동통신(011)과 신세기통신(017)이 PCS 사업자들의 입장을 지지한 것이다. CDMA 사업자들 역시 언젠가는 자신들에게도 네 자릿수 번호가 돌아올 수 있다는 우려를 품고 있었기 때문이다.2)
업계 내부에서는 PCS 사업자들이 ‘공정경쟁’을 명분으로 경쟁사를 설득한 전략적 승부수라는 평가도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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