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7. 하나로통신 007 접수작전,
아비규환 민관

24부. 3G IMT-2000 사업자 선정

by 김문기

2000년 10월 31일, 마감 직전까지 잠잠했던 동기식 진영에 믿기 어려운 반전이 일어났다. 모두가 잊고 있던 이름, 하나로통신이 예상치 못한 방식으로 돌아왔다. 무너졌다고 여겨졌던 한국IMT-2000 컨소시엄이 갑작스레 사업 신청서를 제출했고, 그것도 ‘동기식’ 단독 지원자로.1)


하나로통신의 복귀는 한 마디로 충격 그 자체였다. 앞서 하나로통신은 대외적으로 IMT-2000 사업 포기 의사를 넌지시 내비쳐왔고, 대주주인 LG와 삼성조차 사업계획에 손을 뗀 상황이었다. 정부 역시 플랜B를 가동할 준비를 하고 있었다. 만에 하나 비동기식 컨소시엄 중 탈락자가 나오면 그를 동기식으로 ‘밀어 넣는’ 식의 구도 재정비 말이다. 하지만 모든 계산은 단 한 장의 접수서류로 무산됐다.


그야말로 ‘기습’이었다. 결정은 마감 3주 전, 신윤식 당시 하나로통신 사장이 전격 결단을 내리면서부터다. 약 30명의 실무진은 비밀리에, 대주주조차 모르게 사업계획서를 작성했다. 대외에는 한 마디 언질도 없었다. 당일 접수 전까지도 누구도 이를 예상하지 못했다. 정부도, 업계도, 언론도 완전히 속았다. '허허실실'이라는 말이 이보다 더 잘 어울릴 수 있을까.2)


무엇보다도 하나로통신이 ‘동기식’으로 들어왔다는 점은 충격의 핵심이다. 정부는 동기식 진영 한 자리를 비워두고 예비 수요를 조율하던 중이었다. 비동기식에서 떨어진 누군가를 ‘옮겨 심기’ 할 수 있는 보험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하나로통신의 전격 참전은 정부의 이 시나리오를 단칼에 무력화시켰다.


한국IMT-2000을 이끈 대표적 기업은 하나로통신이다. 1997년 정보통신부가 한국통신과 경쟁할 제2시내전화사업자를 세우기 위해 허가를 내린 기업이다. 삼성전자와 한국전력공사, 데이콤 등이 참여해 같은 해 9월 23일 공식 출범했다. 시내전화사업뿐만 아니라 유선인터넷 서비스인 ADSL 사업도 시작했다.


당대를 기억하는 고객이라면 “나는 ADSL, 따라올 테 면 따라와 봐”라는 광고 카피를 떠올릴 수 있다. 이 광고의 주체가 바로 하나로통신이다. 하나로통신의 IMT-2000 도전은 시내전화와 유선인터넷에 이은 이동통신사업으로의 확장에 나선 결과다.

2039103817_20090331091424_2557365446.jpg [사진=SKB]

지금 바로 작가의 멤버십 구독자가 되어
멤버십 특별 연재 콘텐츠를 모두 만나 보세요.

brunch membership
김문기작가님의 멤버십을 시작해 보세요!

IT 전문지에서만 10년 넘게 근무하며 전세계를 누볐습니다. 이전에 정리했던 이동통신 연대기를 재수정 중입니다. 가끔 다른 내용도 전합니다.

142 구독자

오직 멤버십 구독자만 볼 수 있는,
이 작가의 특별 연재 콘텐츠

  • 최근 30일간 4개의 멤버십 콘텐츠 발행
  • 총 205개의 혜택 콘텐츠
최신 발행글 더보기
매거진의 이전글86. 3G 게임룰 전환, 동기·비동기 그리고 1곳