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부. 3G IMT-2000 사업자 선정
2000년 10월 31일, 마감 직전까지 잠잠했던 동기식 진영에 믿기 어려운 반전이 일어났다. 모두가 잊고 있던 이름, 하나로통신이 예상치 못한 방식으로 돌아왔다. 무너졌다고 여겨졌던 한국IMT-2000 컨소시엄이 갑작스레 사업 신청서를 제출했고, 그것도 ‘동기식’ 단독 지원자로.1)
하나로통신의 복귀는 한 마디로 충격 그 자체였다. 앞서 하나로통신은 대외적으로 IMT-2000 사업 포기 의사를 넌지시 내비쳐왔고, 대주주인 LG와 삼성조차 사업계획에 손을 뗀 상황이었다. 정부 역시 플랜B를 가동할 준비를 하고 있었다. 만에 하나 비동기식 컨소시엄 중 탈락자가 나오면 그를 동기식으로 ‘밀어 넣는’ 식의 구도 재정비 말이다. 하지만 모든 계산은 단 한 장의 접수서류로 무산됐다.
그야말로 ‘기습’이었다. 결정은 마감 3주 전, 신윤식 당시 하나로통신 사장이 전격 결단을 내리면서부터다. 약 30명의 실무진은 비밀리에, 대주주조차 모르게 사업계획서를 작성했다. 대외에는 한 마디 언질도 없었다. 당일 접수 전까지도 누구도 이를 예상하지 못했다. 정부도, 업계도, 언론도 완전히 속았다. '허허실실'이라는 말이 이보다 더 잘 어울릴 수 있을까.2)
무엇보다도 하나로통신이 ‘동기식’으로 들어왔다는 점은 충격의 핵심이다. 정부는 동기식 진영 한 자리를 비워두고 예비 수요를 조율하던 중이었다. 비동기식에서 떨어진 누군가를 ‘옮겨 심기’ 할 수 있는 보험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하나로통신의 전격 참전은 정부의 이 시나리오를 단칼에 무력화시켰다.
한국IMT-2000을 이끈 대표적 기업은 하나로통신이다. 1997년 정보통신부가 한국통신과 경쟁할 제2시내전화사업자를 세우기 위해 허가를 내린 기업이다. 삼성전자와 한국전력공사, 데이콤 등이 참여해 같은 해 9월 23일 공식 출범했다. 시내전화사업뿐만 아니라 유선인터넷 서비스인 ADSL 사업도 시작했다.
당대를 기억하는 고객이라면 “나는 ADSL, 따라올 테 면 따라와 봐”라는 광고 카피를 떠올릴 수 있다. 이 광고의 주체가 바로 하나로통신이다. 하나로통신의 IMT-2000 도전은 시내전화와 유선인터넷에 이은 이동통신사업으로의 확장에 나선 결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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