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부. 3G IMT-2000 사업자 선정
2000년 12월 15일. IMT-2000 사업자 선정 결과가 발표된 그날, 누군가는 환호했고, 누군가는 받아들일 수 없는 결과를 마주했다. SK텔레콤과 한국통신이 비동기식 사업자로 낙점되자 LG글로콤은 즉각 반발에 나섰다. 반면, 동기식에 단독 지원했다 탈락한 하나로통신은 승복의 뜻을 내비쳤다. 양측의 온도차는 이후 3세대 이동통신 시대를 준비하는 전략의 방향성까지 가늠하게 했다.
LG는 충격을 감추지 않았다. “승복할 수 없다”, “행정소송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은 단순한 감정 표현이 아니었다. 향후 열릴 동기식 사업자 공모에도 참여하지 않겠다는 발언은 사실상 정부에 대한 불신 표명이었다. LG는 배수진을 쳤다.
LG의 입장에서 보면 억울함은 분명 존재했다.1) 평가 결과를 살펴보면 통신서비스 제공 계획, 전기통신 설비 규모, 재무 능력과 주주 구성, 출연금 항목 등 대부분에서 SK와 KT에 뒤지지 않았거나 오히려 앞선 점수를 기록했다. 그런데 발목을 잡은 건 기술개발 실적 및 계획 항목이었다. 여기서 LG는 최하점을 받았고, 이로 인해 최종점수 3위라는 굴욕을 안았다. SK와의 점수 차는 고작 3점 남짓, KT와는 1점도 채 되지 않았다.
문제는 이 항목이야말로 LG가 가장 자신있어 하던 부분이라는 점이다. LG정보통신(훗날 LG전자에 흡수합병)은 타사에 앞서 비동기식 관련 장비와 시스템 개발에 착수했으며, LG텔레콤과 데이콤이 컨소시엄에 함께하며 기술과 사업 실행력을 확보한 상태였다. 평가항목 중 기술력이 LG를 무너뜨릴 것이라곤, LG 스스로도 예측하지 못했을 것이다.
IMT-2000 사업자 탈락은 곧 이동통신 산업에서의 퇴장을 의미했다. 당시 LG텔레콤은 SK텔레콤, 한국통신프리텔에 밀려 점유율이 하락세였고, 다음 세대 시장 진입이 막히면 가입자 유지는 고사하고 생존조차 장담할 수 없었다. PCS 시대에 한솔과 신세기가 그랬듯, 3G 시대에 LG텔레콤이 제2의 탈락자가 될 가능성은 농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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