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부. 동기식 IMT-2000 주인찾기
2001년 3월, 동기식 IMT-2000 사업자 선정이 계속 표류하던 가운데, 정치적 책임론이 수면 위로 떠올랐다. 정보통신부 안병엽 장관이 경질되고, CDMA의 아버지로 불리는 양승택 전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원장이 신임 장관으로 임명됐다. CDMA 개발을 진두지휘했던 기술 관료의 등장은 통신 산업 개편의 신호탄이었다.
양 장관의 취임은 동기식 사업자들에게 든든한 우군 확보를 의미했다. 비동기식 사업자 선정은 잘못됐다는 쓴소리를 하면서도, 동기식 사업자만큼은 “발전적인 방향으로 개선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업계는 즉각 반응했다. LG그룹과 하나로통신은 그간의 냉담한 입장을 거두고 재도전의 가능성을 열기 시작했다.
그 중심에는 ‘출연금 인하’와 ‘시장 점유율 확보 방안’이라는 두 가지 키워드가 있었다. LG텔레콤은 3월 24일 주주총회에서 조건만 맞는다면 동기식 독자 추진이 가능하다는 입장을 공식화했다.1) 그리고 4월, 변규칠 회장과 남용 사장이 양 장관을 직접 찾아갔다. 단도직입적이었다. 출연금을 낮춰주고, 제3이동통신사로서 최소 20% 점유율을 확보할 수 있도록 제도적 보완을 해달라는 요청이었다.
정부는 흔쾌히 수용했다.2) 출연금을 기존 1조~1조5000억원 수준에서 2200억원 수준까지 낮출 수 있다는 긍정적인 신호를 줬다. 심지어 국회 상임위에도 이를 건의하겠다고 밝혔다. 정부가 이처럼 적극적인 제스처를 보인 배경에는 SK텔레콤과 한국통신으로 쏠린 2강 체제의 폐해 우려가 있었다. 제3의 견제축을 키우기 위한 전략적 판단이었다.
LG그룹의 고민도 깊어졌다. 유상증자조차 꺼리며 매각까지 검토했던 LG텔레콤을 이제 와서 되살려야 할지에 대한 전략적 고민이었다. 결국 그룹은 방향을 틀었다. LG텔레콤을 살리자, 그리고 기회를 다시 잡자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3) LG텔레콤은 TF를 꾸려 IMT-2000 사업 재도전에 나섰고, 남용 사장은 하나로통신, 파워콤 등과 접촉을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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