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부. 동기식 IMT-2000 주인찾기
2001년 상반기, 동기식 IMT-2000 사업자 선정을 둘러싼 LG텔레콤과 하나로통신의 갈등은 극한을 향해 치달았다. 기술, 정책, 자본을 둘러싼 첨예한 대립이 수면 위로 드러나면서, 정부가 추진하던 ‘제3의 종합통신사’ 구상은 거센 내홍에 휘말리기 시작했다.
5월 17일, 남용 LG텔레콤 사장은 기자간담회에서 작심 발언을 쏟아냈다. 하나로통신이 그랜드 컨소시엄의 부사장 자리를 요구하며 과도한 영향력을 행사하려 한다는 것이다. 하나로통신 역시 물러서지 않았다. 재벌 특혜라는 프레임을 들고 맞섰다. 정부가 의도한 통신 3강 체제를 구성하겠다는 계획은 양측의 충돌 속에 난항을 예고했다.1)
하나로통신은 5월 30일 양승택 정보통신부 장관을 찾아 직접 중재를 요청했다.2) 요구사항은 분명했다. IMT-2000 사업 컨소시엄이 LG의 계열사로 편입되지 않는 별도 독립법인이어야 하며, 하나로통신이 부사장급 상임이사를 맡아 경영에 실질적으로 참여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이는 하나로통신이 단순한 참여자가 아닌, 공동의 ‘주체’로서 자리매김하겠다는 선언이었다.
하지만 LG텔레콤은 받아들이기 어려웠다. 컨소시엄을 독립법인화하고 경영권을 공유하는 구조는, 애초 계획했던 흡수합병 시나리오보다 더 복잡하고 비효율적이었다. 하나로통신의 제안은 단순한 동반자가 아닌, 동등한 권한을 전제로 한 ‘권력 분할’이었다.
양측 갈등이 고조되자 정부도 난처해졌다. 민간 주도와 자율 경쟁을 강조해온 정보통신부가 어느 쪽 손을 들어줄 수도 없었다. 특혜 시비에 또 다시 휘말릴 수 있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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