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부. 표류하는 IMT-2000
IMT-2000을 둘러싼 해석의 혼란이 극에 달했다. SK텔레콤과 KTF가 각각 세계 최초 또는 본격 상용화를 선언한 ‘IMT-2000’이 실제로는 정부가 부여한 기술표준과 다른 경우였기 때문이다. 주무부처인 정보통신부는 정작 아무런 교통정리도 하지 않은 채 민간 자율이라는 방패막 뒤에 숨어 혼선을 방치했다.
정부는 지난 2000년, 차세대 이동통신 기술인 IMT-2000 상용화를 위해 비동기식 2곳, 동기식 1곳 등 총 3개 사업자를 선정했다. SK텔레콤과 KTF는 비동기식(WCDMA), LG텔레콤은 동기식(CDMA2000)을 각각 책임지게 됐다. 그러나 현실은 정반대로 흘렀다.
2002년 상반기, SK텔레콤은 ‘세계 최초 IMT-2000 상용화’를 내걸고 동기식 기반의 CDMA2000 1x EV-DO를 내세웠다. KTF 역시 CDMA2000 1x EV-DO로 전국망을 확충하고 본격 서비스에 나섰다. 반면, 정부가 비동기식 사업권을 부여한 LG텔레콤은 장비 도입과 망 구축의 어려움으로 인해 상용화를 뒤로 미뤄야 했다.
이로 인해 당초 정부가 계획했던 기술표준의 구도는 흐트러졌고, 소비자 입장에서는 사업자 간 구분이나 기술차별성이 모호해지는 결과를 낳았다. 여기에 이통사들의 공격적 마케팅이 불을 지폈다. “세계 최초 3G”, “IMT-2000 상용화”라는 수식어가 난무하면서 이용자들은 기술적 배경이나 기준을 명확히 이해하기 어려웠다.
문제의 핵심은 ‘IMT-2000’이라는 이름에 있다. 이는 단일 기술이 아니라 국제전기통신연합(ITU)이 채택한 ‘복수의 3세대 이동통신 기술표준’에 대한 총칭이다. 1999년 ITU는 동기식(CDMA2000), 비동기식(WCDMA) 모두를 IMT-2000의 기술 후보군으로 수용했고, 2000년 5월 CDMA2000 1x, 11월에는 진화형인 1x EV-DO를 공식 IMT-2000 기술로 채택했다. 즉, 2000년 이전에는 ‘2.5세대’로 불렸던 CDMA2000 1x 계열 기술이 이후에는 정식 3세대, 즉 IMT-2000으로 재정의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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