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부. 파워콤을 둘러싼 통신 조직재편
2002년 하반기, 파워콤 민영화는 통신 산업 구조 재편의 분수령이었다. 정보통신부가 수차례 매각을 시도했던 파워콤은 마침내 새 주인을 맞이하게 됐다. 주인공은 데이콤, 그 배후에는 LG그룹이 있었다.
7월 30일, 파워콤 4차 지분 매각 절차가 다시 시작됐다.1) 이번 입찰은 기존 구도에 변화가 있었다. 앞선 입찰에서 강력한 인수 의지를 보였던 두루넷이 빠진 대신, 하나로통신과 데이콤, 그리고 새롭게 온세통신이 합류하며 3개 컨소시엄이 경쟁 구도를 형성했다. 입찰은 9월 4일 마감됐고, 이틀 뒤인 9월 7일 정보통신부는 하나로통신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2)
예상 밖의 결과에 LG그룹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당연히 우리가 가져올 줄 알았다’는 분위기 속에서 긴급히 대응책 마련에 나섰고, 데이콤은 하나로통신의 자금력에 의구심을 품고 반전을 준비했다. 외부적으로는 하나로 지분 추가 확보를 시도하며 압박에 나섰고, 내부적으로는 협상 결렬 시를 대비해 실무 준비에 착수했다.
기회는 다시 찾아왔다. 당초 우선협상 시한인 10월 19일까지 하나로통신과의 협상이 결렬되면서, 차순위였던 데이콤에게도 협상 기회가 돌아갔다.3) 정부는 결국 두 기업 모두와의 협상을 병행 추진하는 방식으로 방향을 선회했고, 데이콤과 하나로는 각각 자금 마련에 총력을 기울였다.
11월 29일, 파워콤 인수 결정의 날이 밝았다. 한국통신에 이어 전국 유선망 2위를 보유한 파워콤은 통신 3강 구도 진입을 위한 핵심 매물이었다. 그 열쇠는 결국 데이콤이 쥐게 됐다.4) 데이콤은 파워콤 지분 45.5%를 8천190억원에 확보했으며, 추가로 8.5%의 선택권도 함께 받았다. 이로써 3년에 걸친 파워콤 민영화는 결실을 맺었다. 한전과 데이콤은 다음날인 11월 30일 지분 매각 계약을 체결했다. 12월 16일 인수대금을 납입하고 주식인도 절차를 마무리한 데이콤은 파워콤을 정식으로 품에 안았다.5)
LG그룹은 이번 인수를 통해 LG텔레콤(무선), 데이콤(백본망), 파워콤(접속망)을 아우르는 유무선 통합 인프라를 구축할 수 있게 됐다. 이는 향후 종합통신사업자 경쟁에서 유리한 입지를 점하는 계기가 됐다.
파워콤 인수에 실패한 하나로통신은 독자 생존을 위한 행보에 돌입했다. 초고속인터넷 2위 사업자로서의 입지를 공고히 하기 위해 기존에 추진하던 두루넷 인수를 마무리했고, 12월 30일 인수 계약을 확정지었다.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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