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나고 있다

by Aarushi

아주 소소한 것들이, 사소한 것들이 주는 기쁨이 있다. 언어적 표현으로 소소하고 사소한 것이지 내게 기쁨을 주는 것인데, 즐겁게 하는 것인데, 기분 나게 하는데 과연 이런 것들이 소소한 것일까. 사소한 것일까. 결코 사소하지 않다.


지금 알고 있는 걸 스무살의 내가 알았더라면 어땠을까. 과연 더 나은 삶을 살고 있을까. 모를 일이다. 실은 더 낫다는 것도 관념일 뿐, 의견일 뿐, 판단일 뿐 그 어떤 것도 더 나음도 더 안나음도 없다. 있는 그대로 바라보지 못하는 인간의 한계다.


서른 초반부터 지금까지 이토록 내 안에 집중한 적이 없었다. 애써가며 나 자신, 그리고 내 안에 집중했다기보다 절로 그리 되었다는게 더 적확하다. 역설적으로 애쓰지 않음이었고 절로 책이 날 불렀고 절로 글쓰기가 날 불렀고 절로 고요와 평온이 날 찾아왔다. 지금 생각해보면 다 내가 생존하기 위했음이 아니었을까. 날 살리려고 했던 것이 아니었을까.싶다.


저마다 자기 만의 역경은 다를진대ㅡ 역경은 내게 성장, 평온, 고요, 행복, 기쁨, 즐거움, 사랑, 감사, 수용, 용서...와 다르지 않다. 역경은 날 살렸다. 그것이 무엇이 되었든 역경이 없었더라면 자기 자신 그리고 찰나에 대하여, 삶에 대하여, 인간에 대하여, 삶에 대하여, 사랑에 대하여ㅡ 나에 집중하는 법을 알지 못했을 것이다.


역경이 있어서 나 자신을 사랑할 줄 알게 되었고 타인을 사랑할 줄 알게 되었고 존중을 배웠고 친절을 배웠고 겸손을 배웠고 용서를 배웠고 내려놓을 줄 알게 되었다. 자연스레 스며든 내적 성장과 확장은 마흔을 앞둔 나에게 큰 선물이었다. 우연이라고 말하기엔 절로 펼쳐진 것 같은, 자연의 법칙에 경외감마저 든다.


인생은 흐름이었다. 마냥 내 인생이 평탄하기를 바라지 않는다. 그보단 무슨 일이 일어나든, 내게 어떤 일이 닥쳐도 이젠 겸허히 받아들이겠다는 용기와 의지, 마음 근력을 탄탄하게 쌓아올리는 일이 내겐 더 중요하다. 통제할 수 있는 것과 통제할 수 없는 걸 알아차리고 통제할 수 없는 것엔 내려놓는다.


지금은 화날 일도 없는 것이, 짜증나는 일도 없는 것이, 불만인 것도 없는 것이 화내면 무엇하나. 짜증내면 무엇하나. 불만이면 무엇하나.싶다. 그 감정은 고스란히 내게 돌아올 뿐. 그 화살을 맞는 사람은 내가 된다. 나 자신에게 그런 비수를 꽂지 않고 싶다는 것과 정말이지 화를 낸다는 건 내게 하등 좋을 게 없기 때문이다. 내 몸의 면역체계와 뇌 건강에 치명적인 스트레스와 부정적인 감정들에 더는 나 자신을 방치하지 않는다.


만사 그저 감사하기만 지금은 웬만한 일에 화나지 않고 짜증나지 않는 나를 알아차릴 때면, 감정적으로 취약하지 않아졌구나. 단단해져가고 있구나.를 실감하게 된다.


나 자신에 집중하기 시작한 초반엔, 생각을 바꾸면 내가 바뀔까? 혹은 생각을 바꿔야해...라고 하는 것들에 대해 질문하기 시작했다. 긍정적으로 생각하면 진짜 바뀔까?하는 것들... 생각을 통제하는 건 불가능했다. 해결책이 되지 않았다. 생각은 내가 아니라는 것과 생각은 절로 이는 것, 생각은 내가 통제할 수 없는 것이란 걸 알게 되자 생각과 싸우지 않았고 알아차리려 노력했다.


받아들이고 결국 몸의 문제.였구나.를 알게 되자ㅡ 좀 더 일찍 알게 되었더라면 어땠을까.하는 아쉬움과 회한도 있었다. 뭐든 늦은 게 어딨을까. 늦었다는 것도, 나이도, 시간도 결국 인간의 관념일 뿐. 기존에 당연하게 생각했던 혹은 어릴적부터 학교에서나 사회에서나 당연하게 교육받아왔던 것들에 대해 당연시하지 않음. 질문하기. 있는 그대로 바라봄의 연습을 하고 있다. 과연 내가 알고 있는 게 다일까. 내가 알고 있는 게 믿고 있는 것이 다일까. 질문하는 것만으로도 나를 그리고 이 현실세계를 살아가는데 도움이 되는 부분이 있다.


어젯밤, 엄마가 사진 한 장을 보내왔다. 곱창 머리끈 2개, 머리핀 3개.사진 이었는데,

이어 온 메시지 : "힐링중"


나는, "예쁘다! 이렇게 하나씩 사는 거 소소한 기쁨이 있어. 잘 알지^^"


그러고보면, 소소한 것에 행복해하는 건, 기쁨을 아는 건, 엄마를 닮은 걸까.


나 자신을 찾으려고 애쓸 필요가 없다. 그것은 노력이 필요없는 것이고 절로 빛나고 있는 것이다. 나는 늘 그자리에 있었고 나는 늘 빛나고 있다.


아주 작고 사소한 것에서 아름다움을 발견하고 기분좋아하고 행복해하고 즐거워하고 만족해하고 설레하는 건 어린 아이 같은 순수함이겠다. 행복이란 단어도 인간의 언어이지 않나. 실은 행복에도 그 어떤 한계도 없다. 느낌이다. 나는 그 느낌을 그저 이 순간에 있는 그대로 경험한다. 그것이 내겐 행복에 제일 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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