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인과 건강하게 공존하는 연습
타인의 평가에 자주 흔들린다면 자기에 대한 이해를 키우는 것이 도움이 된다. 다른 사람의 말이 너무나 잘 맞는 것처럼 느껴지고 불안감을 느낀다면 자신에 대해 알아가는 경험을 해보는 것이 좋다. 심리학 공부를 하든 경험을 통해 자신에 대해 알아가든 객관적이고 때로는 주관적인 자신에 대한 인식들이 모이다 보면 자기 앎이 저절로 생긴다. 이것들이 모이면 세세한 부분까지 남들보다 자신에 대해 더 잘 알게 된다. 그럼 타인의 평가에 덜 연연하게 된다.
20년 이상의 풍부한 임상 경험을 보유한 심리상담사 미키 이치타로는『나는 왜 네 말을 흘려듣지 못할까』에서 말한다.
"자기 확신을 갖고 주도적으로 살아가는 이들은 타인의 말을 비판적으로 받아들일 줄 압니다. 누구보다 자기 자신을 잘 아는 사람은 바로 자신이라고 여기기 때문에 가능한 일입니다. 그러나 자기 이해가 부족하고 자신감이 결여된 사람들은 자신감 넘치는 사람, 자기보다 나이 혹은 지위가 높은 사람 앞에서 지나치게 움츠러듭니다. 이들이 자신을 훤히 꿰뚫어 보고 있을 것이라는 생각에 압도당해 버리죠. 스스로에 대한 확신이 없기에 '남이 하는 이야기가 맞지 않을까?'하고 생각하게 됩니다."
자신을 잘 알려면 다양한 심리검사도 해보는 것이 좋다. mmpi-2, 애니어그램, TCI(기질 및 성격검사), 빅 5 성격검사, 휴면 디자인, 타로, mbti 등 나를 알 수 있는 다양한 방법들이 존재한다. 심리학, 수행(명상), 명리학, 심리상담, 글쓰기, 독서, 하고 싶은 활동, 대인관계에서의 경험(터득한 것들), 일에서의 경험, 이 모든 것이 다 도움이 된다. 입체적으로 자신에 대 알 수 있다. 이런 것들을 통해 자기 앎이 깊어지면 타인의 평가를 걸러서 들을 수 있는 힘이 생긴다. 사람들에게 보여지는 객관적인 모습도 알 수 있고, 스스로만이 알고 있는 내면세계에 대한 주관성의 폭이 넓어진다.
타인이 자신에 대해 더 잘 안다는 느낌은 불안을 키운다. 아무리 자기 분야에서 뛰어나 보이는 사람일지라도 나에겐 남이다. 남이 나를 나보다 더 잘 알 수는 없다. 나에게 시간 투자를 가장 많이 하는 사람이 나라는 사실만 봐도 알 수 있다. 가만히 자기를 살펴보고 스스로를 파악해 보자. 한 발짝 떨어져서 나를 지켜보는 거다. '이럴 땐 이렇게 행동하네, 이런 생각을 가지고 있네, 이런 부분은 마음에 안 들어, 이 사람은 이런 점이 나와 잘 맞아'와 같이 순간순간 내가 느끼는 생각과 감정을 잘 적어서 모아 보자. 그렇게 모인 자기 이해가 바탕이 되어 타인의 말들을 걸러서 듣는 거다. '음 이 사람은 나를 이렇게 보고 있구나. 어떤 부분에서는 맞고 또 어떤 부분에서는 너무 감정적으로 나를 판단했네' 하는 감이 올 것이다. 자기 힘이 생기면 외부의 평가를 내 것으로 만들 줄도 알게 된다. 피드백을 자신의 성장으로 가져와 긍정적으로 적용하게 되는 것이다.
타인의 평가는 그의 기준에서 나온 것이다. 우리가 상대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질문을 하지 평가를 하지 않는다. 나에게 무례하게 말을 하면서 평가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건 상대에 대한 예의 없이 하는 말이기 때문에 염두에 둘 필요가 없다. 또한 나를 잘 아는 것처럼 하는 긍정적이거나 그 외의 말이라도 곧이곧대로 듣지 말자. 타인에게 주도권을 100프로 주지 말고 관계에서 항상 50대 50을 생각하자. 나 자신에게도 평가에 대한 주도권을 반 이상 주자. 아니, 나에겐 90프로 이상을 내어주자. 내 존재가 우선이고 인연 따라 만나는 타인은 내 세계에서 잠깐 스쳐 지나가는 사람일 뿐이라는 것을 기억하자. (스치는 사람일지라도 정말 중요한 사람은 우리가 알아볼 수 있다. 그러니 그 부분은 제외하고 말하는 것이다)
"…다른 사람을 지나치게 배려하거나 타인의 생각에 너무 많은 관심을 기울이는 건 좋지 않다. 나를 잃을 수 있기 때문이다. 타인을 신경 쓰고 배려하는 만큼 나 자신도 배려하고 신경 써야 한다. 나를 잃지 않도록."
_훈글『기분이 태도가 되지 않게』
우리는 자신을 생각보다 믿지 못한다. 자기감이 부족한 거다. 이건 매 순간 스스로를 인식하고 있으면 해결이 된다. 처음엔 자신을 믿기로 선택해라. 자신의 든든한 지원군이 되겠다 선언해라. 어떤 방식으로든 자신의 양육자가 되어 주겠다고 다짐하는 것이다. 이런 마인드를 가지고 경험을 통해 배움을 축적하다 보면 자신에 대해 잘 알게 된다. 이건 그 누구도 줄 수 없는, 자신만이 자기에게 줄 수 있는 최고의 선물이다.
늘 자기감을 유지하는 방법으로는 이런 것도 있다. 호흡을 느끼면서 명상을 하되 방의 불을 잠시 꺼보는 것이다. 어느 날 저녁에 방에서 혼자 명상을 하려고 불을 껐다. 원래는 저녁에 불을 켜놓고 했는데 그날따라 불을 끄고 해보고 싶어졌다. 불을 끄는데 순간 내 존재감이 강하게 느껴졌다. 나란 사람의 존재가 확연히 느껴져서 놀랐다. '이게 뭐지?'싶었다. 그 감을 내가 사라지려고 할 때마다 떠올린다. 도움이 된다.
타인의 의견이 비중을 많이 차지하고 내가 없는 듯이 느껴진다면, 공존을 생각하자. 공존. 나와 타인이 함께 존재함을 늘 기억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공존에서 항상 나도 있다는 걸 인지하는 것이다. 타인을 배려하는 게 몸에 밴 사람은 '공존'을 떠올리고 거기서 '나'를 느끼면 된다. 타인의 평가가 크게 느껴진다면 내 의견도 그만큼의 비중을 차지함을 기억하자.
사주명리학을 공부한 사람이나 심리상담사를 만나더라도 기가 죽을 필요가 없다. 그들은 데이터를 바탕으로 공부를 해서 알게 된 지식으로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는 사람들이다. 그렇게 훈련을 장기간 받은 것뿐임을 기억하자(그분들의 직업적 노력과 성과를 신뢰하고 존중한다). 한 사람 한 사람 존재에 대한 영역은 우열을 가릴 수 없다. 나란 사람의 존재에 대한 가치를 항상 인식하고 있으면 불안은 잦아든다.
내가 나에 대해 알고 있는 영역이 커지면 타인의 평가는 그 안에 들어오게 된다. 비율적으로 내가 우세해져서 타인의 평가가 큰 비중을 차지 못한다. 내면이 단단해져서(자기 앎이 커지고 확신이 생겨서) 외부에서 나를 흔들 수 없게 된다. 이것은 위의 것들을 해나가면서 저절로 되어지는 것이다. 그러니 억지로 부담을 갖고 그렇게 만들려고 하지 않아도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