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으로 말하는 아이

지극히 평범한 사람의 특별한 느낌

by 진정성의 숲


눈이 입이고

눈이 손이고

눈이 발이다


한 번도 때 써 본 적 없고

한 번도 공 던진 적 없고

한 번도 달려 본 적 없는


그 아이의 눈을 보았다


우주의 크기와

우주의 깊이와

우주의 빛남이


아이의 눈에 스며있고


돌아오는 길


아이의 눈이 스며든다


내 가슴이

그 눈을 맞는다




2016년 5월부터

난치병 아이의 소원을 들어주는 봉사를 하고 있다.

스물두 번째 아이를 만나고 돌아오는 길에 글을 남긴다.


아이의 소원 청취를 위한 집 방문


집을 들어서는 순간

병실 자체를 옮겨놓은 듯한 광경이 내 눈에 담긴다.


작은 거실을 꽉 채운 특수 침대와 침대 앞뒤를 꽉 막은 가슴 높이의 책장에는 이름을 알 수 없는 약들이 쌓여 있다.


미동 없이 누워있는 아이의 몸

목으로 연결된 호스로 들어가고 있는 대체 식사


그 앞에 웃고 계신 아이 엄마의 얼굴에서

태어나서 얼마 지나지 않아 발병한 이 아이의 병이

이 가족들을 얼마나 덮치고 덮쳤는지 가늠할 수 있었다.


준비한 사진 속 소원들을

눈동자의 움직임으로 말하는 아이를 보며

내 마음에 눈물이 맺혔다.


돌아오는 길

아이의 눈빛이 선명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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