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일이란 게
내겐 아무것도 아닌 날일뿐인데
별 의미 없는 날인데
여느 날처럼 보내버릴 생일
하지만
나를 둘러싼 주위 사람들에겐
특별한 일은 아니더라도
자꾸만 나를 챙겨주고 싶은
신경 쓰이는
별스러운 날이란 걸.
그래서
그들에겐 어제와 다른 날이란 걸
조금 안다.
부모님이 바라시는 게
내가 바라는 것과 같다는 걸
원하는 신발 하나
선뜻 사드리지 못하는 미안한 마음이
어떤 건지
조금씩 알아간다.
그래서
늘 사랑하고 존경하는 마음을
간직하는 대신
표현해야 한다는 걸.
망설임이란 게
멈짓거린다는 게
결정 장애로
너무 많은 고민으로 혹은
걱정으로 세월을 보내는 탓이 아니라
언젠가 했던 선택에 대한
이유를 찾지 못했기 때문이란 것과
내가 했던 선택을
늘처럼 잊어버렸다는 것에 있음을
조금 이해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