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을 그만두면
아르바이트를 그만두면
늘 불안감이 엄습한다.
쉬면 좋을 줄 알았는데
그따위
희망사항은
불만사항으로
대체된다.
이런 시간을
"휴식"이라 생각해보지 못했다.
카톡에서 나와의 대화창은
누구의 이름들
저 아래 놓였다.
지나가는 생각들만이
내가 살아온 시간임을 깨달은 후부터
메모를 하려 노력했다.
하지만
일만 하면 나는 나의 생각을 잊어버린다.
나의 생각을
기억하는 습관마저
이 사람 저 사람들의 대화에서
밀려나 버린다.
또 그러고 만다.
늘
가만히 서서
사방을 둘러보면
시간에 늘어져
나보다 커진
그림자만 놓여있다.
어디로든
이 검은 풍선을
끌고 가야 한다는 압박이 앞선다.
꿈꾸던 시절의 그림자는
피터팬의 친구 같았고
꿈은 애초에 없던 허무로
현실은 다른 현실로 대체된다고
믿는 어른이 된 그림자는
견뎌내야 할 시간만 같다.
하지만
이런 한가로운 시간에 눈을 감고
그림자에게 말을 걸면
어쩐지 마음이 편안해진다.
마치
휴식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