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 약국/오후
사람들 사이에 앉아 있는 해솔과 미성.
해솔 기어이 주사를 맞혀야겠냐?
미성 그럼 어떡해. 자꾸 머리 아프다고 그러니까.......
해솔 내가 언제 아프다고 했냐?
미성 아프다는 듯 (해솔의 관자놀이를 누르며)그랬잖아!
해솔 (미성의 손을 뿌리치며)됐어.
미성 치이-
해솔이 밖을 바라본다. 사람들이 지나가는 모습을 보고 있다.
여전히 어제 본, 조금 전 본 여자가 누군지를 생각하느라 혼이 빠져있다.
약사 유미성씨.
해솔의 왼쪽에 앉아 있던 여자가 일어난다. 미성 역시 일어난다. 그사이
해솔이 일어나 먼저 나간다. 약사가 다정하게 웃으며 약을 건넨다.
#11. 경찰서 입구/밤
김형사와 형사C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김형사 이번엔 언론에 새어나가지 않도록 조심 좀 해라, 인마!
형사C (능청스레)무슨 소리래?
김형사 (노려보며)네가 그런 거 다 알아.
형사C가 함께 노려보다 헛기침을 하며 고개를 돌린다.
형사C 복직한대?
김형사 무슨 소리냐?
형사C 그 녀석이 제일 잘 알 거 아냐? 이번 사건도 그렇고.
김형사 (멱살을 잡으며)야 인마!
형사C (주위를 의식하며)야! 정신 차려! (손을 뿌리치며 너스레를 떨 듯)네가
요즘 스트레스를 (어깨를 털어주며)너무 많이 받는 모양인데 너도 조심
좀 해~
김형사 흠! 흠! 너 이번에 빠지는 게 어때?
형사C 너만 그 녀석 챙기는 거 아냐, 인마. (어깨를 치며)이번엔 내가 잡아.
김형사 (괜히 발로 바닥을 쓸며)이번엔 느낌이 안 좋아. 아직 같은 놈이라고 판단
하긴 일러.
형사C (코웃음 치며)한 팀으로 가긴 가는데 너랑 내 안테나가 다르네. 누가 먼저
잡나 보면 알겠지.
김형사가 부쩍 경계하는 눈빛으로 형사C를 쏘아본다. 형사C가 경찰서로 들
어가며 미소를 흘린다. 그런 뒷모습을 걱정스레 바라보는 김형사.
#12. 포장마차/밤
포장마차 안 사람들이 앉아 조용히 술잔을 비우고 있다. 해솔이 엎어져 있
다.
해솔 (잔을 흔들며)어머니! 한 병 더!
주인 (마지못해 술병을 들고)이것만 마시고 가요~
해솔 (두 손으로 병을 받아 들고)감사합니다.
핸드폰이 울려대지만 신경도 쓰지 않는 해솔.
옆 테이블 여자가 짜증내며 바라본다.
여자 저기요! 전화 좀 받아요!
해솔이 여자를 등한시한다.
여자 내 말 씹어요? 지금??
해솔 어디서 구린내 나게 생긴 게 술맛 떨어지게!
해솔이 잔으로 테이블을 찍어댄다.
해솔 씨발! (여자의 다리를 노골적으로 보며)그따위로 하고 다니니까 남자 새끼들이 회가 동하는 거 아냐!
넌 네가 예뻐서 그러는 줄 알지? 어?
(일어나 의자를 차며)뭘 봐! (주위를 보며)니들도 다 똑같은 새끼들이잖아!
이런 시발!
주인 젊은 사람이 왜 그래요!
해솔 (90도로 인사하며)죄송합니다. 어머니. 제가 술을 곱게 못 처먹어서.
주인 나, 참. 기가 막혀서.
여자 재수 없어서 진짜. 야! 너나 잘해!
해솔이 비틀대며 돈을 테이블에 놓고 있다.
여자 (일어서서 짧은 치마를 내리며 남자들을 돌아보며)개 자식들.
주인 (혼잣말하며)여자가 입이 걸어.(낙지를 조각낸다)
다른 테이블에 앉아 있던 손님들이 방금 전 일을 잊어버린 대신
이를 안주 삼아 웃는다.
해솔이 전등을 올려본다. 계속 울리는 핸드폰을 뒷주머니에 꽂고 아슬아슬
하게 걸어간다.
Tilda a saved to I L L U S T R A T I O N S & A R 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