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하자, 출근!

버릴 건 출근길에 버리자. 퇴근길은 그냥 힘드니까.

by 요거슨 댈리

퇴근하던 몸을 끌고 출근하는 컨디션.

어젯밤 같던 오늘 새벽에 잤는데

졸지에 하루에 밤이 두 번 오는 일상.

퇴근하고 잤나?

자기 전에 울었었나?

눈은 왜 이렇게 부었지?

몸은 안 자고 머리만 잤나?

출근, 그것이 알고 싶다.

-울면서 잤나?


분명히 퇴근길이었는데
출근?


갈고리 같은 손으로 꼴사납게 말라비틀어진 꽃다발을 뜯어냅니다.

"출근길에 버려야지."

어제 같은 추억을 출근하러 가는 길에 버리며 시작합니다.

버릴 것이 있다면 퇴근길에 버리는 게 어울리는 행위 같은데

오히려 출근길에 버릴 게 많습니다.

졸업식 때 받은 프리지어네요.

노란 꽃가루가 책상 유리에 흩어집니다.

"에이씨! 바쁜데."


손으로 쓸어 모으자 금이 간 유리 속- 노란 줄이 되었네요.

그 위로 어느 날 찍었던 폴라로이드 사진들이 떨어집니다.

추억들을 영광 같던 꽃다발로 감춰뒀는데.


대학생이던 시절

C.C였던 연하 남자 친구와 찍은 사진,

동기들과 찍었던 사진이

졸업을 하며 사회인이 되려니

유치하기만 했습니다.


지나간 일을 기어코 기억하려

멋스럽게 추억이란 딱지를 붙이기엔 주로 현실만 사는 사회인에겐

프로페셔널하지 못한 일 같았습니다.


모든 게 일이란 기준으로 평가되고,

잠잘 틈 없이 깨어있는 시간이 길어져

꿈과 멀어진 현실이

어둠에 낯선 빛에 노출되어

허여멀겋하게 살아가나 싶네요.


"그래도 기운 내자!"라고

말해주고 싶은 데,


응원하고 싶진 않습니다.

아이는 억지를 부리곤 하죠.

그래서 어른은 그러면 안 되는 거라고 하는데,

매일

억지로 구겨진 종잇장을 간신히 펴낸

옛날 사진 같은

당신을 보며 그런 매일을 살라고

응원하고 싶지 않아요.


'그럼 어쩌라고?!'


쓰레기통에 프리지어를 던져 넣습니다.

쓰레기 같지는 않은데 분리수거도 안됩니다.

먹고사는데 필요한 생활필수품, 공산품은 분리수거가 가능한데

프리지어는

먹고사는데 필요한 것도 아니고

생활필수품도 아니고

공산품도 아니니까.


버리고 가는데

버려진 기분으로 출근합니다.

출근하는 길인데 벌써 술이 당기는 금요일입니다.



캡처.P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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