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에게서 자신을 구하지 말라
비교는 인간이라면 누구나 하는 자연스러운 감정이다. 나보다 더 잘난 사람을 보면 부러움이 생기고, 부족한 사람을 보면 안도감을 느낀다. 나도 모르게 그렇게 된다. 마음이 시키는 일이니까. 피하고 싶어도 쉽지 않다.
예전엔 비교하는 일이 단순했다. 가까운 친구나 동네 사람들과 자신을 견주며 사는 정도였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SNS를 켜면 세상이 온통 화려하다. 여행을 떠난 사람, 멋진 곳에서 찍은 사진, 성공적인 커리어, 완벽한 외모. 나만 뒤처진 것 같고, 나만 초라해 보인다. 특별한 사람만 그런 것도 아니다. 평범한 친구들조차 나보다 더 잘 사는 것 같다. 문득 억울한 마음이 든다. 왜 나는 이렇게 사는 걸까.
하지만 가만히 생각해보면, 비교란 원래부터 성립이 불가능한 일이다. 우리는 저울 위의 같은 단위가 아니다. 1g과 1db을 비교할 수 있을까? 무게와 소리는 비교의 대상이 아니다. 나와 다른 사람도 마찬가지다. 같은 시대를 살고 있지만, 태어난 환경도, 살아온 길도 다르다. 비교할 기준이 처음부터 맞지 않는다.
비교하는 마음이 생기는 건 자연스러운 일이다. 마치 눈앞으로 손이 빠르게 다가오면 반사적으로 눈을 감듯이. 하지만 중요한 건 그다음이다. 비교를 받아들일지, 흘려보낼지 선택할 수 있다. 마음에 머물게 두지 않으면 그만이다.
비교의 본질을 이해하면 비교의 함정에서 벗어날 수 있다. 우리는 타인을 나와 같은 존재라고 착각한다. 같은 인간인데, 왜 나보다 돈이 많을까? 왜 저 사람은 나보다 성공했을까? 그러나 그들은 나와 전혀 다른 길을 걸어왔다. 남들과 나의 간극에서 오는 '차이'는 당연한 것이다. 그런데 내가 가지지 못한 것을 가지고 있다고 해서 그들이 완벽한 삶을 사는 것은 아니다. 사람이라면 누구나 각자의 고민과 결핍을 안고 살아간다.
전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사람도 졸리면 잠을 자야 하고, 배고프면 밥을 먹어야 한다. 그들 역시 삶의 무게를 감당하며 살아간다. 내가 가지지 못한 것 때문에 자신을 초라하게 만들 필요가 없다. 중요한 것은 타인을 나와 동일한 존재로 여기지 않는 것이다. 그래야만 비교의 굴레에서 벗어날 수 있다.
비교도 일종의 현실도피이자 중독증상이다. 비교는 남과 나의 차이를 깊이 고민하지 않아도 되게 만든다. 그만큼 마음이 편하다. 게다가 비교는 일종의 쾌락을 동반해 습관처럼 반복되기 쉽다. 비교에 빠지게 되면 나보다 나은 사람을 보면서 자신을 깎아내리고, 나보다 부족한 사람을 보며 안도하기 마련이다. 이런 사람들은 언제나 타인의 삶을 의식하는 듯 보인다. 하지만 실상은 자기 자신에게 지나치게 매몰되어 있는 것이다. 모든 것을 자기 자신을 중심에 둔 시각이 발달할수록 비교는 힘을 얻는다.
비교에서 벗어나려면 타인이 가진 것과 가지지 못한 것을 토대로 나와 견줄 게 아니라, 타인을 있는 그대로 바라봐야 한다. 또 비교에서 벗어나려면 억지로 타인과 자신을 연결짓기보다, 있는 그대로 인정해야 한다. 그래야만 비로소 타인을 진심으로 존중할 수 있게 되면서, 비교로부터 한결 자유로워질 수 있다.
비교하는 마음을 내려놓으면 삶이 한결 가벼워진다. 나보다 뛰어난 사람을 봐도 위축되지 않고, 부족한 사람을 봐도 우월감을 느끼지 않는다. 그럼 자기만의 방식대로 자기만의 삶을 묵묵히 살아내는 게 수월해진다. 쓸데없는 것에 휘둘리는 일이 줄어들어 마음의 평화를 전보다 견고히 지킬 수 있게 된다. 비교를 초월한 마음가짐을 지니는 건 삶의 질을 높이는 가장 확실한 방법 중 하나이다. 결국 모든 것은 마음먹기에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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