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체의 영원회귀 사상
니체의 영원회귀 사상을 읽고 내 삶이 영원히 반복되는 것이라면 어떨까 생각해 봤다. 나는 가끔 이런 생각을 한다. 내가 만약 죽어서 벌레나 나비 같은 존재가 되어도 결국 다시 정신 차리고 보면 인간으로 살아가고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 말이다. 난 지금 인간으로 태어나 살아가고 있지만 원래 난 나비였을 수도 있다. 그리고 다음 생에는 개로 태어날 수도 있고 다른 생명으로 태어날 수도 있다. 어떤 식으로든 난 죽어서도 다른 것으로 존재할 것만 같다. 그렇게 생각하면 영원회귀라는 사상도 얼추 들어맞는 것 같기도 하다.
난 내 삶이 반복되어도 좋다. 삶은 고통 그 자체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살아볼 만하다는 게 내 생각이다. 다시 말해 난 현재의 삶이 좋다는 것이다. 현재의 기억을 가진 채 완전히 똑같은 삶을 살아간다고 생각하면 좀 지루할 것 같긴 하지만 그래도 반복되는 삶은 그 자체로 축복이지 않을까 생각한다. 다른 것들로 태어나보질 않아서 인간이 아닌 다른 생명도 인지능력과 생각하는 능력이 있는지는 잘 모르겠다. 하지만 난 인간이라고 해서 우월하고 특별한 존재라고 생각하진 않는다. 단지 인간은 자신들이 가장 우월하다고 자체적으로 인식하는 특이한 종족이라고 생각할 뿐이다.
죽음이 끝은 아닌 것 같다. 죽음은 단지 하나의 과정일 뿐이라고 생각한다. 자연에는 경계가 없듯이 진정한 끝도 없다고 생각한다. 죽음은 인간의 신체구조 기능이 정지된 것일 뿐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라고 본다. 죽음 앞에서 우리는 슬픈 감정을 느끼지만, 죽음이 나쁜 것은 아니다. 우리에게 일어나는 상황에서 얻을 수 있는 건 감정이 전부가 아니다. 일어나는 상황 자체를 객관적으로 바라본다면 이전에는 생각해보지 못하고 보이지 않았던 것들이 눈에 들어올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감정을 분리하고서 일어난 일 자체만을 바라볼 수 있다면 좋을 것도 나쁠 것도 없는 상황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세상 모든 일은 그저 일어남과 동시에 사라질 뿐이다. 어쩌면 무덤덤하게 살아가는 것이 지혜롭게 살아갈 수수 있는 삶의 비밀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