꼭 수영만 하면 벌어지는 일

수영이 내게 특별한 의미로 다가오는 이유

by 달보

날다


인생에서 가장 화려했던 시절은 20대 초중반이었다. 모든 사람들이 날 좋아했고 어딜 가나 인정받았으며 "넌 뭘 해도 잘 될 거야"라는 말을 수도 없이 들으며 지냈다. 연애사업도 물론 순조로웠다. 나도 그만큼 내 손에 잡히고 눈에 들어오는 것들은 대충 하는 법이 없었다. 항상 최고가 될 생각은 없었지만, 내가 할 수 있는 최대치는 해내고자 노력했다. 그런 마음가짐으로 모든 것을 임하다 보니 항상 결과가 좋았다.


그렇게 인생이 빛나던 시절에 내가 했던 운동이 하나 있었는데 그건 바로 수영이다. 어떤 계기로 수영을 배우기 시작했는지 정확하게 기억은 나지 않는다. 아마 군 제대를 하고 나서부터는 뭘 해도 잘 될 것 같은 예감에 거의 모든 걸 거부하지 않고 받아들이다 보니 우연찮게 하게 된 운동이었던 것 같다. 그렇게 아침 일찍 수영으로 하루를 시작하고 자기 전까지 연애할 때 빼고 한 손엔 언제나 책을 들고 있었던 나는 학생 때와는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되어 날아오르기 시작했다.


그러나 인생은 올라가면 내려오게 되어 있는 게 정해져 있는지 사회생활을 시작하면서 정말 혹독한 고난과 시련을 견뎌야만 했다. 온 우주가 나를 위해 도와주는 것만 같았던 삶은 온데간데없이 모습을 감추고 전에 없던 개고생을 끊임없이 하기 시작했다. 주변 또래들은 하고 싶어도 하기 어려울 법한 힘든 일들을 정말 많이도 겪었다.


다행히도 지금은 그런 고난과 시련을 다 견뎌내고 인생 어느 때보다도 가장 행복한 삶을 보내고 있다. 내가 만날 수 있는 가장 현명하고 훌륭한 사람을 만나 결혼을 했고, 내 평생의 업으로 삼을 만한 글쓰기를 발견할 수 있었다. 덕분에 삶의 중심이 바로 잡히기 시작하면서 동시에 인생에서 불필요한 것들은 큰 힘을 들이지 않고 자연스럽게 끊어낼 수 있었다.


뭐든지 열심히는 하지만 끈기가 부족해서 진득하게 부여잡고 꾸준하게 하는 것을 가장 어려워했던 내가 벌써 1년 가까이 매일 새벽에 일어나 글을 쓰고 있다. 만약 글쓰기가 아니었다면 새벽기상도 금세 포기했을 것이다. 이 정도면 내가 좋아하는 일을 찾았다고 당당하게 말할 수 있지 않을까.


근데 그런 와중에 우연찮게도 수영을 다시 시작했다. 예전과 비슷하게 수영을 시작함으로써 왠지 옛날 그때처럼 다시 날아오를 것만 같은 기분이 드는 요즘이다. 아침을 수영으로 여는 것은 전과 똑같지만, 한 손에 책만 들고 있었던 예전과는 달리 지금은 다른 한 손에 펜을 든 것처럼 글을 쓰며 하루하루를 채워간다.


이상한 말처럼 들리겠지만 내 인생의 상승곡선은 왠지 수영과 함께할 것만 같은 기분이 든다. 딱히 이유는 없지만 뭔가 느낌이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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