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여름의 오아시스
벌써 8월의 마지막 날이다. 폭염이라고는 하지만 에어컨이 거실에 있어 많이 덥지는 않다. 낮에 잠깐 나갔다가 오거나 토리 산책할 때를 빼고는 바깥 더위를 느낄 새가 별로 없다.
어릴 적 여름은 참 더웠다. 무더위를 피해 옥상 평상에서 잠을 자다 이슬 맞고 새벽에 들어왔던 일도 있었다. 그 여름날 저녁 누나들과 밤하늘을 보며 노래를 불렀던 기억은 지금도 잊히지 않는다. 마당 한구석 수돗가나 부엌에서 바가지로 찬물을 끼얹는 등목은 세상 어떤 에어컨도 부럽지 않았다. 그림의 아이스케키 파는 아저씨는 그날 장날에서 케키를 얼마나 팔았을까. 팔면서 더울 땐 자기도 하나 먹고 싶었을 텐데, 가족을 위해 먹고 싶은 것도 참고 땀 흘리며 케키를 팔았을 아저씨를 생각하면 아버지가 된 지금 그 마음을 조금은 이해할 것 같다.
내일은 가족과 함께 아이스크림을 먹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