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그동안 소설을 읽지 않은 이유
그리고 다시 소설을 붙잡은 이유
by CAPRICORN Jun 23. 2020
나는 요즘 소설을 잘 읽지 않는다.
나는 어렸을 때는 상상하는 것을 즐겨했고, 그 상상이 꿈으로 나왔으면 좋겠다고 생각한 적이 많다. 책을 읽을 때면 이 책의 주인공이 되면 어떨까를 생각했고, 내 식대로의 나만의 결론을 만들어가느라 잠을 설치곤 했다.
하지만 중학교 고등학교를 거치며, 일단 책을 내려놔, 공부에 집중해, 판타지 소설 쓰는 건 그만둬.라는 주변의 이야기가 있었고, 나는 성인이 되면 글을 쓰거나 상상을 할 수 있는 시간이 주어지는 줄 알았다. 그러나 그것은 어렸을 때의 특권? 능력? 같은 것이었다. 대학생이 되고 난 뒤 나는 흥미를 잃어갔다. 그래도 소설은 즐거웠다. 대학생까지는.
그러나 취준생을 거치고 사회인이 되었다. 나는 조금은 지쳤던 것 같다. 나는 두괄식이 좋았다. 그리고 상상하는 것이 점점 귀찮아졌다. 소설은 이들의 미묘한 관계와 상황과 모든 상황을 머릿속으로 상상하며 읽어야 하는 나에게는 나름 고도의 작업이었다. 그러나 사회인이 되고, 당시 영업부에 속한 나는 사람에 지쳤었다. 인간관계, 연애, 회사 이 모든 복잡한 것들은 너무 입체적이고 거미줄처럼 이곳저곳 나의 뇌를 좀먹듯 했다. 나의 첫 사회생활은 너무 지치고 스펙터클하고 많은 일들이 있었어서 항상 술에 절어있었다. 피클이 알코올이 절어지듯, 나의 뇌도 절어졌던 것 같다.
나는 상상하는 것이 너무 피곤해졌다. 어린 시절 그렇게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행복했던 나는 상상을 피곤한 것으로 여겼다.
그 점은 나를 너무 속상하게 했다. 그리고 다시금 나에게 소설에 도전해보는 것은 어떻겠냐며 속삭였다. 난 그렇게 오랜만에 소설책을 잡았다. 소설책은 나를 다시 새로운 상상의 세계 속으로 가져다 놓았다. 아직까지도 이렇게 다양한 세상이 존재하는구나. 나는 왜 현재의 상황에만 안주했을까. 나 자신에게 지쳐 더 즐거운 세상을 포기한 것은 아닐까.
나는 다시 소설책을 잡아보고자 한다. 뜻대로 될지 모르겠느냐 정말 현실을 탈피할만한 곳은 코로나 시대인 지금 해외가 아닌 소설 속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