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 지다

순간을휘갈기다

by 가가책방

오늘, 별이 졌다.
별에 살던 이들도 함께 졌다.
별을 돌던 이들은 우주의 미아가 됐다.
별을 바라보던 이들은 빛을 잃었다.
빛이 꺼진만큼을 어둠이 채웠다.
겨울, 계절이 별 하나만큼 더 추워졌다.

오늘, 별이 졌다 한다.
노랫소리마저 그쳤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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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가 된다는 건 어떤 기분일까.

잘 타지 못하는 롤러코스터 제일 앞자리에 억지로 앉혀진 기분일까.

아니면, 엉겁결에 호랑이 등에 올라탄 옛 이야기 속 양상군자의 기분일까.

영원히 호랑이 등에 올라탈 일이 없을 것처럼, 스타가 되어 사람들 앞에 설 일도 없을테니 다만 막연히 떠올려볼 뿐이다.


호랑이에게 물려가도 정신만 차리면 산다는 속담.

옛날 전래 동화 속에서 말이 통하는 호랑이를 만나 오래 전 잃어버린 형이라고 속여 목숨을 건진 청년의 이야기.

힘이 들거든, 견디기 버겁거든 그만 내려놓고 쉬어도 된다는 속편한 조언과 위로의 말들.


나쓰메 소세키가 <마음>에 적었던 ‘부자연스런 폭력’ 앞에서 그 모든 말과 이야기들은 그야말로 완전히 무력함을 새삼 깨닫는다.


이제 바라는 건 다만 편안하기를.

단지 세상의 끝이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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