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여기에 있다, 이렇게.
#습관성그림증후군
반복되는 모양, 이른바 '패턴'이라는 외래어로 간단히 정리되는 상태가 실제로 들여다보면 얼마나 많은 차이와 변화를 '겪고' 있는지 자세히 살피지 않으면 알아차리기 어렵다.
사진 속에서 사람을 지우고, 스쿠터도 지우고, 조경을 위해 심었을 주목까지 지웠다.
지인의 피드에서 발견한 건물은 그려보고 싶은 모양이라 굳이 물어보면서까지 그렸건만 세 가지를 빼고 나니 처음 느낌이 반감되어 버린다.
조화라고 할수도 있겠고, 어울림이라 적어도 좋은 무엇이 없다.
실력을 키워서 조금 더 그릴 수 있는 걸 늘리거나, 대상이 적게 들어간 모습을 그리는 연습을 더 해야겠다.
만족하기에 충분하다고 하자.
완벽할 수도 없고, 완벽을 바라지도 않는 연습인걸.
뭔가를 시작하거나 그만두기가 이런 스케치 하나처럼 조금 더 수월하다면 삶도 조금 더 수월해질 수 있는 걸까.
"너는 뭐가 되고 싶니?"
이 물음도 이제는 까마득한 기억 끄트머리에 간신히 걸려있는듯 희미하다.
질문을 바꿔본다.
"너는 무얼 하고 있니?"
나는 다만, '여기'에 있다.
바로 '지금'.
이렇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