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그란 건 여전히 그리기 어렵다
#습관성그림증후군
동그란 모양, 어렵다.
물론 완전한 원이 되어버리면 그 또한 어색하겠지만 그릴 수 없어서 못 그리는 건 그릴 수 있지만 그리지 않는 것과 결과물에서는 큰 차이가 없더라도 기분이 다르다.
여기에도 선택이라는 문제가 생기는 거다. "무엇을 고르느냐?"가 아니라 "무엇도 고를 수 없다."는 봉쇄된 선택, 닫힌 기회, 여지 없는 막다른 길에 선 사람이 느낄 막막한 무력감.
굳이 적자면 그렇다는 이야기지 지금 감정이 무력함에 젖거나 막막하다는 의미는 아니다. 오히려 보이지 않으며, 알지도 못하는 '이상형'에 얽매이는 여전한 미련을 아련한 마음으로 어루만질 뿐이다.
누군가에게는 어떨지 모르지만 적어도 향상되고 있음을 실감한다. 아직 익숙해지지 않은 이유겠지만 작은 향상감을 여전히 생생하게 느끼기 때문이다.
돌아보는 지금에야 할 수 있는 말이겠지만 제법 대충, 쉬운 말로 되는대로 살아온 편이구나 한다. 물론 매순간, 많은 시간 삶은 온통 치열했다. 충분히 치열했는지 적당히 치열했는지 갈림길에 선듯 망설일 필요는 없다고 느낀다. 치열했다는 건 분명 사실이고 지금에는 과거 시간을 바로 헤아릴 수 없으니.
'되는대로' 사는 삶이 얼마나 치열할 수 있는지 얼마쯤 알고 있다고 믿는다. 그보다 치열하게 살며 되는대로 되지 않게 애쓰는 이들을 감탄하는 이유도 된다.
치열한 삶은 향상되어야 하는가? 치열함을 더 치열하게 몰아세워야 소위 '더 나은' 삶을 위한 노력이 되는가?
어느 쪽으로든 판단하기를 그만두기로 한다. 지금은 치열함보다 꾸준함이 사랑스럽다. 꾸준히 먹고, 자고, 꿈꾸고, 생각하며 틈틈이 일하고 놀아야지.
지금 무슨 말을 하고 있느냐고?
앞뒤가 맞지 않는다고?
맥락이 없는 건 아느냐고?
모르겠다. 지금 볼 수 있는 건 한 번에 네 줄 뿐이고, 네 줄을 넘기면 보이지 않게 되면서 뇌리에서 잊히니까.
더 넓은 지면에서 한 번에 열 줄 혹은 스무 줄을 읽는 이라면 이게 도대체 무슨 소린가 할 수 있겠다.
그런 거다.
누군가의 삶이란 한 번에 네 줄 밖에 읽을 수 없는 이야기다. 이전 이야기도 이후 이야기도 연속되어 읽고 있다고 확신할 수 없는 단절과 결락이 연속되는 소설이다.
타인인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누군가의 지금이야기에 귀기울이며 다만 바라보는 게 고작이며 그걸로 충분하다.
지금은 이거면 충분하다.
덧붙임:위 글은 인스타그램 환경에서 작성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