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섯 사람이 자가용 영업택시에 끼어 타고 달리엔 시내를 향해 저녁 시간에 달리기 시작했다. 압구정이란 간판을 가진 한식집에 냉면을 먹으러 간다고 나선 것이다.
20년을 이곳에서 살아오고 있다는 운전기사도 그 집을 찾지 못해 한참을 헤매다가 겨우 찾아드니 저녁 식사 시간을 훌쩍 넘겨 버렸다.
때 맞춰 음식을 들던 습관이 제법 배를 고프게 만들어 준 모양이다.
시켜 놓은 본 음식이 나오기 전 밑반찬으로 먼저 식탁에 차려진 반찬을 집어 먹으며 맥주와 고량주를 기울이다 보니 두 번씩이나 반찬을 더 달라는 부탁을 하면서 내 와야 했다.
식사를 마친 후 노래방을 찾아가기로 했지만, 운동도 겸해 차를 타지 않고 걷기 시작하여 4,000보 정도를 걸은 후에 광고판이 휘황찬란한 노래방을 찾아들었다.
한국 노래를 부를 수 있는 기계가 있다는 제법 크게 차려진 노래방이란 곳이 마치 우리나라의 룸살롱 같이 술을 따르는 접대부가 있는 술집이다.
술도 여러 종류의 술을 팔며 노래방 기계를 쓰던 안 쓰던 술과 안주를 파는 것으로 수입을 잡고 있는 그냥 술집이나 마찬가지이다.
단지 술 마시며 노래도 부를 수 있다는 점을 편리한 이점으로 내세워 장사를 하는 그런 집이다.
나는 아내와 같이 들어갔으니 접대부를 옆에 앉힐 필요가 없었지만, 다른 사람들은 들어와서 쭈욱 늘어선 아가씨들 중에서 마음에 드는 사람을 지정하여 파트너로 앉히게 하는데 그게 그 집의 장사 룰인 모양이다.
잽싸게 눈에 드는 아가씨를 제일 먼저 선택하여 앉힌 Y는 말이 통하지 않는 한족(漢族) 아가씨라 손발을 다 써가며 의사소통을 하고 있다.
그래도 그런 해프닝이 마냥 즐거운지 필기도구까지 청해서 은근히 자신의 한문 실력도 뽑내 보려 했지만, 아뿔싸 이곳의 한문은 우리가 아는 그런 한문 문자가 아니라 이미 우리도 처음 봐서는 잘 알아볼 수가 없는 약자로 바뀌어진 글자이다.
그러나 가만히 눈치로 보건대 옆에 앉은 다른 아가씨가 Y의 글자 쓰기에 응대를 하는 걸로 봐서, Y의 파트너 아가씨는 옛글자는커녕 새로운 문자조차 제대로 깨우치지 못한 상태의 조금은 문맹에 가까운 아가씨인 듯싶어 보인다.
이제 어느 정도 어둠에 눈이 익었지만 컴컴하고 어두운 실내에서 눈을 어지럽히는 싸이키델릭 조명을 받아가며 젊은이들과 같이 어울려 있기에는, 아내까지 곁들여 있으려니 아무래도 머쓱한 분위기가 느껴진다.
시킨 맥주를 다 들고 나서 중간에 아내와 같이 그 자리를 빠져나오려 시도하니, 기관장이 우리 부부와 같이 어울려서 야간의 시내 구경을 한 후 같이 배로 들어가겠다며 따라나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