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느냐, 자느냐 그것이 문제로다.

by 이기장


"인생은 Birth와 Death사이의 Choice다"라는 말이 있다. 생은 끝없는 선택 연속이라는 의미이다. 아이를 양육하는 아빠 인생도 예외일 수 없다. 아이를 돌보는 하루하루, 매순간순간이 선택의 연속이다. 그중, 날마다 어김없이 찾아오는 가장 중요한 선택의 간이 있다. 아이가 낮잠을 자기 시작하는 바로 그 순간이다.


아직까지 아이는 점심시간 전후로 한 시간가량의 낮잠을 자곤 한다. 아이가 잠든 후 고요한 평화가 찾아오면 세상이 전혀 달라 보인다. 한 시간 남짓한 짧은 시간이지만, 그때 경험하는 시공간은 무척이나 달콤하다. 이때만큼은 나는 아빠도, 남편도, 직장인도 아닌 온전한 '나'로서 존재할 수 있. 책을 읽을 수도, TV를 시청할 수도, 밥을 먹을 수도, 누군가와 통화를 할 수도 있다. 그리고 살아있음도 잊은 채 모든 것을 다 내려놓고 잠에 빠질 수 있다. 하지만 일단 무언가를 선택하고 나면, 돌이킬 수 없다. 다른 선택지는 바로 지워지는 것이다. 최고의 선택은 과연 무엇이어야 할까...!


힘겹게 아이를 재운 뒤, 아이 방문을 닫고 나오면서부터 선택의 딜레마가 시작된다. 아깝고 소중한 이 시간을 이대로 흘려보낼 수는 없다. '뭐라도 해야 한다'는 압박감이 밀려온다. 하지만 생각보다 선택지는 많지 않다. 꽤 오랜 기간 아이의 낮잠을 재우며 시행착오를 겪다 보니, 결국 두 가지 선택지가 남게 되었다. 먹을 것이냐, 아니면 잘 것이냐.


먼저 먹는 것을 떠올려본다. 하루에 한 끼를 편안하게 먹을 수 있는 시간은 아이가 자는 바로 이때가 유일하다. 물론, 아이와 함께 밥을 먹을 수도, 아이를 곁에 두고 홀로 밥을 먹을 수도 있다. 하지만 그것은 끼니를 '때우는' 것이지 결코 식사를 한다고 할 수 없다. 음식 맛을 음미하면서 여유롭게 숟가락과 젓가락을 움직이는 것마저 사치로 만드는 육아... 무서운 녀석이다.


다음으로, 자는 것을 생각해 본다. 분명 나의 움직임은 이 작은 집안에 한정되어 있음이 분명한데, 나의 체력은 반나절만에 바닥을 드러낸다. 부산스럽게 움직이는 작디작은 존재를 뒤치다꺼리하다 보면, 차라리 밖에 나가 일을 하는 것이 몸도, 마음도 편하겠다는 생각이 수십 번도 더 스치듯 지나간다. 아이가 자는 시간에 잠깐이라도 눈을 붙이지 않으면, 아이가 일어난 이후의 시간이 고역일 것임이 불 보듯 뻔하다. '그때 일은 그때 가서 걱정하자'라고 하기에는 후환이 너무 두렵다.


먹고 싶지만 자고 싶고, 자고 싶지만 먹고 싶은 이 순간, 그래서 오늘의 나는 어찌할 것인가! 아이가 잠든 고요하고 평화로운 이 시간, 나의 머릿속은 매섭게 불어대는 갈등의 소용돌이로 시끌벅적하다.


음... 그래 ! 결심했어 !! 나의 선택은 바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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