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수요일, 드디어 잃어버렸던 비행 자격을 회복했습니다. 약 2시간의 비행을 마친 뒤 평가관으로부터 피드백을 받고서야, 고단했던 약 3개월간의 회복 교육이 마무리되었음을 실감할 수 있었습니다. 속으로 조용히 안도의 숨을 내쉬었습니다. 힘겹게 되찾은 이 소중한 자격, 다시는 잃지 않겠다고 스스로에게 굳게 다짐하는 순간이었습니다.
회복의 여정은 결코 순탄치 않았습니다. 무더위와 장마를 벗 삼아 주간·야간을 오가며 총 16회, 약 30시간에 달하는 비행 훈련을 이어갔습니다. 비행 교육의 강도는 자격을 처음 획득할 당시보다 다소 덜했지만, 번번이 쏟아지는 비로 인해 계획했던 일정이 취소되기 일쑤였고, 그만큼 지난한 시간을 묵묵히 견뎌야 했습니다.
회복 교육을 시작함과 동시에 평가 일정은 확정된 상태였습니다. 계획대로만 비행을 실시할 수 있다면 충분히 평가를 준비할 수 있는 시간이었지만, 악기상이 이어지면서 교육 시간을 채우지 못한 채 시간은 속절없이 흘러갔습니다. 결국 예정됐던 평가를 연기해야 했고, 시험을 기다리는 초조함은 점점 더 커져만 갔습니다.
우여곡절 끝에 모든 교육을 마쳤고, 드디어 평가일의 아침이 밝았습니다. 장장 3시간에 걸친 필기평가와 구술평가를 마친 뒤, 마침내 항공기에 몸을 실었습니다. 시동을 걸고 활주로로 이동해 이륙을 준비하며 교신을 마쳤을 때까지만 해도 모든 흐름은 자연스러웠습니다.
항공기의 출력을 높이며 하늘로 날아올랐고, 계획된 항로로 이동하던 중이었습니다. 막 기지 관제권을 벗어난 그 순간, 'ENG FAULT' 경고등이 점등되며 조종석 계기에 엔진 이상을 알리는 메시지가 나타났습니다.
저와 평가관은 찰나의 순간에 상황을 판단했고, 즉시 기지로 회항을 결정했습니다. 결국 비행 평가는 중단되었고, 추후 다시 일정을 잡기로 하며 아쉽게 그날의 일정은 마무리되었습니다. 자격 회복의 길이 결코 녹록지 않음을 다시금 실감한 날이었습니다.
다행히 그날 저녁, 일주일 뒤로 평가 일정이 다시 잡혔다는 소식을 전달받았습니다. 한 번의 위기를 겪은 뒤였기에 긴장감은 더 컸지만, 마음은 오히려 이전보다 단단해져 있었습니다. 실제 비상 상황을 경험한 것도 조종사로서의 내공을 다지는 데 도움이 되리라 생각했고, 평가가 미뤄진 것조차 결과적으로는 비행 기량을 한 번 더 정비할 수 있는 기회로 여기고자 하였습니다.
다시 평가일 아침, 'Wind Calm!'. 이렇게 바람이 잔잔한 날이 있었나 싶을 정도로 모든 기상 조건이 완벽했습니다. 날도 선선했고, 햇살의 포근함이 느껴지는 듯했습니다. 마치 하늘이 '오늘은 너의 날이다'라고 말해주는 것 같았습니다. 평가는 기대 이상으로 잘 마무리되었고, 험난했던 회복의 여정을 마무리하였습니다.
결국 두 날개를 회복했습니다. 어쩌면 전보다 더 크고 단단한 날개를 얻은 기분입니다. 다시 얻은 자격의 무게를 마음 깊이 되새기며, 처음과 같은 마음으로, 언제나 겸손하게, 그리고 한층 더 책임감 있게 하늘을 마주하려 합니다.
앞으로 펼쳐질 흥미진진한 순간들, 벌써부터 기대가 됩니다.
조금씩 모으고 모아, 이곳에 풀어놔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