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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경록 Dec 21. 2021

<페가수스>

"난 열심히 달리고 있는데,항상 제자리에만 있는 것 같아요."


<페가수스>


그녀가 팝콘을 사러 갔을 동안

멍하니 하늘을 바라보고 있을 때

회전목마가 내게 말했다.


"난 열심히 달리고 있는데,

항상 제자리에만 있는 것 같아요."


"내가 생각하기에는

너는 마치 LP판처럼 돌아가며

멋지게 음악을 들려주는 것 같아.

네가 달리면 추억과 낭만이 흘러나온단다.


난 오늘 밤 그녀와

밤하늘 별들을 구경하러 갈 거야...


그러니 꼭 네가 필요해.

어지럽고 혼돈스러운 세상에서

빙글빙글 돌아도 흔들리지 않는 네가 필요해..."


"아! 기억이 났다.

당신이 코흘리개 시절

엄마 손을 잡고 이곳에 왔을 때도

난 이곳에 있었어요.

그때 자기가 무슨 돈키호테라도 되는 듯이

무쟈게 폼을 잡으며 탔었죠.

아마도 제가 달려온 건 세월인가 봐요..."



"회전목마를 멈추면 시간도 멈추겠군...."


"......"



어느덧

밤이 찾아오고

그녀와 난 시원한 맥주를 마시며,

쥬크박스에서 ‘레니 크레비츠’를 틀어놓고

춤을 추었다.


The Difference Is Why (2012 Remaster) - YouTube



회전목마 앞에서....

입술이 하나가 되는 순간

그녀는 시간이 멈춰버렸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밤하늘 별들은 촉촉이 우리를 비추고,

쥬크박스의 음악은 사정없이 사랑을 속삭였다.


그리고

회전목마는

저 푸른 하늘을 달리고 있었다.



Pegasus



  2006 어느 여름날

  CYWORLD

  한경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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