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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커리어 아티스트 Jul 12. 2022

배우는데 늦은 시기는 없다

모르는 것을 알아가는 기쁨

아이의 학교 숙제를 봐주는 중이었다.


지구의 적도 지름은 무엇인가가 질문이었는데, 초등학교 1학년 학생이 배우는 내용 치고는 다소 어려운 것이 아닌가란 생각이 문득 들었다. 한참 망설이게 하는 질문이었는데 정답은 바로 12,756km이었다. 아이의 학교 숙제를 봐주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종종 어른으로서도 헷갈리는 질문들을 마주한다. 초등학생 교과서니까 만만하게 생각할 것이 아니라, 몰랐던 것을 새로 알게 되기도 한다. 글쎄, 엄마도 잘 모르겠는데 이번 기회에 한번 같이 알아볼까 라는 말을 건네면서 아이와 함께 배우는 시간을 갖는다.


잘 모르는 질문을 마주하면 아이에게 여태 그것도 모르니라는 핀잔보다는 배워가는 과정에 몰입할 수 있도록 격려하고 싶다. 이것은 나에게도 똑같이 해주고 싶은 말이기도 하다. 배움에 대한 욕심이 많아서 이것저것 프로그램에 등록해 보았지만 세상은 참 빠르게 변하고 새로운 정보들은 끊임없이 생겨나고 있다. 업종을 바꾸고 난 이후에 더욱 이러한 사실을 실감하고 있다. 모르는 분야니까, 어차피 난 늦었으니까라고 포기하고 있기보단 어제보다 딱 하나 더 새로운 것을 배운다는 마음으로 공부하는 중이다. 가끔 회의시간에 외계어처럼 들리는 용어들 속에서 멘붕이 오기도 하지만, 속도보다는 방향성에 치중해서 한 발자국씩 나아가면 된다고 스스로를 토닥인다.


현실적으로 모든 것을 알 수는 없다. 수용 가능한 지식은 한계가 있고, 설령 암기한 이후에도 기술의 발전으로 인해 업데이트가 필요한 옛날 지식이 되어버리기도 한다. 중요한 건, 나이가 들거나 경력이 쌓이더라도, 자만하지 않고 새로운 지식을 유연하게 받아들일 수 있는, 배움에 대한 열린 자세인 것 같다. 아는 내용으로만 계속해서 변함없는 틀 안에서 맴돌면 편할 수는 있지만 성장이나 발전을 하기가 어렵다. 편안한 comfort zone을 박차고 나와서 멘탈이 가루가 되는 것 마냥 탈탈 털리더라도 새로운 것을 배우는 게 좋다. 사서 고생한다란 말을 듣기도 하지만 그런 경험들이 하나씩 쌓여서 더 나은 내가 되고 있는 과정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아이의 숙제를 함께 봐주면서, 엄마도 아직 모르는 것이 많은데 덕분에 배우게 되었다고 솔직하게 말해주었다. 아이가 문제를 틀렸다고 속상해하기보단, 이번 기회에 새로운 것을 알게 되는 기쁨을 느끼게 되었음 좋겠다. 앞으로 마주하게 될 수많은 문제들 앞에서 두려워하거나 좌절하기보단, 모르는 것을 하나씩 채워가는 배움의 기회로 삼고 긍정적인 마음을 먼저 가질 수 있었으면 좋겠다. 나 역시 아이 앞에서 완벽한 엄마이기보다는 아직 부족하더라도 끊임없이 배우고, 발전해나가는 엄마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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