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택근무와 재택공부 사이

코로나로 인해 재택근무를 하며 떠오른 MBA 시절의 추억

by 커리어 아티스트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해 재택근무 기간이 점점 더 길어진다.


이곳 싱가포르는 3월 5일 현재 기준 117명 감염자가 있고 한국에 비하면 잠잠한 수준이라고는 하지만 회사에서는 아 직 재택근무를 비롯한 BCP (Business Continuity Plan)을 중지할 계획이 없다고 했다. 우리 팀은 2조로 나뉘어서 격주로 재택과 사무실 근무를 하고 있다.


재택근무를 시작한다고 할 당시, 워킹맘으로서 집에서 아이들을 챙기면서 일할 수 있기에 처음에는 마냥 좋을 거라고만 생각했다. 하지만 기간이 길어지다 보니 일을 하면서 아이를 보는 것은 평소보다 더한 체력을 필요로 하는 일인 데다 이도 저도에 집중할 수 없어서 차라리 사무실에서 일하는 것이 나은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컨퍼런스 콜을 하려다가 뒷배경에 아이들 소리가 들릴까 봐 노심초사하다가 문득 이런 비슷한 경험을 했던 MBA 시절이 떠올랐다. 내가 했던 MBA는 특이하게도 온라인과 오프라인이 혼합된 Blended 파트타임 프로그램이었다. 일주일에 한 번 토요일에 3시간 동안 실시간 온라인으로 교수님이 전 세계에 있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수업을 진행하셨고 분기마다는 오프라인 학교 캠퍼스에서 실제로 만나서 수업이 진행되는 방식이었다. 시간에 쫓기는 그리고 출장이 잦은 워킹맘으로서 나의 상황에 딱 맞는 포맷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수업 포맷이 온라인이라고 하여 더 수월하거나 여유롭진 않았다. 오히려 월요일부터 목요일까지 매일마다 교수님이 질문을 주시고 포럼 게시판에 우리의 의견을 전개하고 debate를 하는 방식이었기 때문에 오히려 오프라인보다 일과 공부의 경계가 사라져서 더 바쁘고 빡빡하게 느껴졌다. 재택근무를 한다고 해도 일과 생활의 경계가 모호해져서 왠지 더 바쁘게 느껴지는 것처럼 말이다.


온라인상에서 일주일에 한 번씩 수업을 할 때마다 주말 저녁인지라 아가들이 우는소리에 수업하다가 중간에 아이를 달래기 위해 나가야 했던 적도 있었고, 팀 과제 때문에 구글 행아웃이나 스카이프 콜을 하다가 갑자기 배경에 아기가 불쑥 다가와서 노트북을 덮으려고 했던 적도 있었다. 팀 프레젠테이션을 온라인 수업상에서 발표하다가 예전 BBC 방송에서 나온 로버트 켈리 교수의 인터뷰 상황 비슷한 일도 종종 생겼었다. 저 인터뷰를 뉴스에서 봤을 때 남일 같지 않아 엄청 공감했던 기억이 난다.


https://youtu.be/Mh4f9AYRCZY

딱 이런 상황이었던 컨퍼런스 콜

특이했던 수업방식 덕분에 온라인 상황에서 효과적으로 커뮤니케이션하기 훈련의 시간이었던 것 같다. 돌이켜보면 그렇게 온라인 방식에 익숙해져 있어서 그런지 지금의 재택근무를 하는 상황이 낯설지 않다. 재택근무라고 해서 분위기 근사한 카페에 앉아 디지털 노마드처럼 자유롭게 일하는 건어쩌면 조금 환상에 가까운 것 같다. 앞으로 재택근무를 언제까지 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문득 이 코로나 바이러스 계기로 많은 회사원들이 재택근무에 대해 새로운 면들을 느끼게 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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