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 19
어느덧 연재의 막바지에 다다랐습니다. 그동안 우리는 나만의 '솔루션'을 찾고, 평가를 데이터로 읽으며 '일근육'을 키우는 법을 함께 훈련해 왔습니다. 하지만 이 모든 과정이 내 삶에 실질적인 변화를 일으키려면, 우리는 매일 아침 스스로에게 아주 솔직하고도 본질적인 질문 하나를 던져볼 필요가 있습니다.
"오늘 나는 단순히 나를 소모할 것인가,
아니면 나만의 본질을 단단하게 다지는 '축적'의 시간을 가질 것인가?"
주변의 속도에 등 떠밀려 달리다 보면, 우리는 어느덧 '누구의 커리어인지 모를' 낯선 길 위에 서게 됩니다. 그때 우리를 다시 제자리로 돌려놓는 힘은 외부의 화려한 조언이 아닌, 스스로에게 던지는 정직한 질문에서 나옵니다.
커리어 자생력은 단 한 번의 깨달음이나 화려한 이직으로 완성되지 않습니다. 그것은 매일 아침 반복되는 아주 작은 '관점의 전환'들이 켜켜이 쌓여 만들어지는 결과물입니다. 어제의 성공도, 어제의 실패도 잠시 내려놓아 보세요. 당신의 커리어는 오늘 아침, 당신이 스스로에게 던지는 질문과 함께 매일 다시 시작됩니다.
1. 나는 내가 되고 싶은 모습으로 걷고 있는가?
목적지 없는 항해는 표류일 뿐입니다. 하지만 처음부터 선명한 목적지를 가진 사람은 드뭅니다. 그렇기에 오늘 내가 쏟는 에너지가 미래의 나와 연결되어 있는지 살피기에 앞서, '나는 어떤 삶을 살고 싶은가', '세상의 어떤 문제를 해결하며 나의 존재감을 느끼고 싶은가'를 끊임없이 묻고 발견하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조직이 정해준 목표 이전에, 나라는 사람이 지향하는 삶의 가치를 먼저 정의해 보면 어떨까요. 나는 타인에게 영감을 주는 사람인지, 복잡한 것을 명쾌하게 정리해 낼 때 행복한지와 같이 나만의 고유한 색깔을 확인하는 것입니다. 그러다 보면 자연스럽게 내가 증명하고 싶은 나만의 직업적 정의도 내려질 수 있습니다.
내가 원하는 삶의 모습이 무엇인지 스스로 답을 찾고, '나'라는 존재의 윤곽이 선명해질 때, 비로소 오늘 마주한 당장의 업무도 소모적인 일이 아닌 나의 전문성과 삶의 철학을 쌓아가는 소중한 한 걸음이 될 수 있습니다.
2. 나는 지금 이 순간, 나에게 부끄럽지 않게 최선을 다하고 있는가?
결과는 내가 놓인 환경이나 타인의 시선 등에 따라 좌우되지만, 몰입의 밀도는 오직 나만이 결정할 수 있는 영역입니다. 여기서 말하는 최선이란 완벽함이 아닙니다. 주어진 시간과 에너지 안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선택 중 가장 의미 있는 것을 골랐는가, 그 선택에 온전히 집중했는가를 묻는 것입니다.
타인의 평가가 아닌, 나 스스로에게 "오늘 나는 나의 잠재력을 충분히 꺼내 썼는가?"라고 물었을 때 담담하게 고개를 끄덕일 수 있다면, 그 시간은 이미 당신의 몸에 단단한 '일근육'으로 새겨지고 있는 것입니다.
3. 나는 오늘 '일'을 처리했는가, '나만의 무기'를 연마했는가?
단순히 주어진 과업을 완료하는 것에만 안주하기보다는, 그 과정에서 "이 문제를 해결하며 내가 새롭게 발견한 나의 강점은 무엇인가?"를 스스로에게 물어보면 어떨까요.
오늘 하루가 단순히 에너지를 쓰는 소모의 시간이었는지, 아니면 나라는 사람의 전문성을 조금씩 쌓아가는 연마의 시간이었는지 되돌아보는 것입니다. 이 작은 질문 하나가 같은 시간을 보내도 어떤 사람은 성장하고, 어떤 사람은 제자리에 머물게 만드는 차이를 만듭니다.
4. 나는 타인의 박수가 아닌, 나만의 성취 기준을 가지고 있는가?
세상이 매기는 등급이나 타인의 칭찬은 언제든 변할 수 있습니다. 외부의 시선에 나의 가치를 맡기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중요한 것은 "나는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조금이라도 나아가고 있는가?"라는 질문입니다. 내가 중요하게 여기는 가치에 한 걸음 더 가까워졌는지, 내가 하고 싶은 말을 조금 더 명확하게 할 수 있게 되었는지, 나답게 일하는 방식을 조금 더 확립했는지를 스스로에게 물을 때, 비로소 어떤 바람에도 흔들리지 않는 단단한 정체성이 생겨납니다.
5. 나는 오늘 겪은 시행착오를 다음을 위한 자산으로 바꾸었는가?
시행착오는 나를 무너뜨리기 위해 오는 것이 아니라, 나를 더 정교하게 다듬기 위해 찾아옵니다.
오늘 겪은 어려움을 그냥 흘려보내지 말고, "다음에 더 나은 선택을 하기 위해 내가 챙겨야 할 것은 무엇인가?"를 물어보세요. 어떤 접근이 효과적이었고, 어떤 순간에 판단이 흐려졌는지, 내가 놓친 신호는 무엇이었는지를 복기하는 것입니다. 경험을 나만의 지식으로 번역해 내는 이 습관이 당신을 같은 곳에서 두 번 넘어지지 않는 사람으로 만듭니다.
방향성, 몰입, 축적, 기준, 그리고 학습. 앞서 살펴본 다섯 가지 질문은 조직이 아닌 나 스스로 통제할 수 있는 영역입니다.
우리는 흔히 커리어가 '회사'나 '연봉'에 의해 결정된다고 믿지만, 사실 커리어를 결정하는 것은 내가 나를 대하는 태도 그 자체입니다. 회사는 나의 직급을 정하고, 시장은 나의 연봉을 결정하지만, 내가 어떤 방향으로 걸어갈지, 얼마나 깊이 몰입할지, 무엇을 나만의 자산으로 쌓을지, 어떤 기준으로 나를 평가할지, 그리고 실패에서 무엇을 배울지는 오직 나만이 결정할 수 있습니다.
저는 이것이 바로 커리어핏, 즉 커리어 자생력의 본질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다섯 가지 질문은 당신을 채찍질하기 위한 숙제가 아닌, 당신의 고유함을 지켜주는 '마음의 중심추'입니다. 외부 환경이 흔들릴 때도, 조직이 나를 인정하지 않을 때도, 이 질문들을 가슴에 품고 매일을 살아가는 사람은 결코 표류하지 않습니다. 내가 통제할 수 있는 것에 집중하며 매일 조금씩 나를 쌓아가는 것, 그것이 어떤 변화 속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나만의 커리어를 만드는 유일한 방법입니다.
어제가 아닌 오늘을 살아가보세요.
그리고 그 오늘 속에 당신만의 질문을 하나씩 심어 보세요.
오늘 당신이 스스로에게 던진 질문 하나가, 내일의 당신을 어제보다 더 빛나게 할 테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