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비 씨, 왜 이렇게 매일 죄송하다고 하는 거야? 나는 내 일을 하는 거고, 이걸로 먹고사는 건데, 왜 당연한데 앞에 항상 죄송하다고 덧붙여!"
회식 때 물류 팀 선배가 내게 장난 반, 진담 반으로 이 말을 했을 때, 이상하게 괜히 눈물이 날 것 같았다. 영업팀에서 판매 전/후로 물류 팀에 모선 수배에 관해 부탁할 일이 많은데, 그때마다 왠지 바쁜 물류 팀에게 짐을 하나 더해주는 것 같아 '바쁘실 텐데 죄송하지만…' '죄송하지만 저희가 오늘 아주 임박한 일정으로 판매해서 빠르게 부탁드리는데…'라고 서두에 덧붙이는 게 습관이 됐다.
얼마 전 유튜브 채널 피식대학에서 이런 인터뷰를 한 적이 있다. "아주 작은 토크쇼로 시작했는데, 저희가 '글로벌하다'고 말하고 다니니까 언젠가부터 정말 글로벌한 쇼가 됐어요."
정말 이상한 점은 사회에서는 이게 반대로 적용되기도 한다는 점이다. 크게 죄송할 필요가 없는 일에 '죄송한데'라고 덧붙이면 정말 죄송한 일이 돼버린다. 내 경우가 바로 그런데, 선배가 말한 대로 영업팀이 '판매'라는 당연한 역할을 잘 수행했다면, 물류 팀이 '모선 수배'를 하는 건 당연한 일이다. 그런데 왠지 모르게 민망해서 덧붙인 말에 언젠가부터 내 말버릇은 '죄송한데…'가 돼버렸고, 지금 돌아보면 정말 죄송할 일에는 내 말의 무게가 가벼워져 버리기도 했던 것 같다. 아무래도 입에 붙어버린 말을 떼내기란 쉽지 않지만, '죄송하다'는 표현 대신 '감사하다'는 표현을 쓰도록 고쳐가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