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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병호 Dec 07. 2022

서울 마포구 서체 개발에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일에 대한 생각

2018년 12월 7일


서울 마포구 서체 개발에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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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나고자란 창원시엔 왜 도시브랜드 서체가 없을까? 서울 남산체, 서울 한강체로 리뉴얼된 창원시 버스정류장을 보며 우리 창원만의 서체를 만들고 싶다던 꿈에. 서체 전문회사에 면접이란 면접은 다 봤지만 서류에서 탈락, 면접에서 탈락... 처음 서울에 올라와 면접 보러 다니는데 어디에선 한국말이 느리고 서툴러서(?) 혹시 대만 사람 아니냐는 말도 들어보고.. 결국 2013년도에 좋은 기회를 허락해준 서체 전문회사에 기획 영업으로 입사하게 되었었습니다. 창원 서체 만드는 일에 조금이라도 도움되지 않을까 하는 마음으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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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사옥 1층 로비에서 서체 패키지 박스를 옮기다 말고. 정병규 선생님이 사내에서 훈민정음에 대해 가르치시는데 이를 배우는 디자이너들의 뒷모습을 보고. 혼자 지하 창고에 내려가 눈물을 닦았었습니다. 나도 서체 디자인하고 싶은데. 나도 저 자리에 앉아있고 싶은데. 하고요.


그저 멀리서만 바라보던. 서체 디자이너였는데. 저희 동네에 서체 개발에 디자이너로 참여하게 되었으니 얼마나 기쁜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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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 마포구청에서 받을 급여보다 2배 이상을 주겠다는 감사한 제안을 주신 대표님도 계셨지만~ 마포구 일이 하고 싶다고 정중히 말씀드렸습니다. 아직은 철없고 책임져야 할 것이 많이 없어서인지 모르겠습니다만. 저는 이 서체 디자인이 정말 좋습니다. 꾸준히 좋아하는 이 길을 가다 보면 사회에 더욱 필요한 존재가 되어갈 것이라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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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가에 내리쬐는 햇볕 아래에서 ㄱ ㄴ ㄷ ㄹ ㅁ.. 하나하나 참여해 볼 것을 상상하는데. 가슴이 두근두근 거리고. 첫 직장에서 서체 패키지 옮기다 지하에 내려가 눈물 닦아내던 추억이 떠오릅니다.


도시마다 고유의 정체성을 서체로도 만들면 어떨까. 내가 나고 자란 창원. 서울시 보다 면적도 더 큰 우리 창원엔 아직 서체를 만들 기회가 없지만. 지금 제가 살고 있는 마포구에서 훌륭한 분들과 곰살맞게 11개월간 좋은 결과물을 내도록 시간과 마음을 쏟겠습니다.


서류와 면접에 탈락하신 분들이 마음 쓰이지만, 그분들에게도 좋은 기회가 다시 이어지길 기도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구구절절 #진심인가 #마케팅인가 #진심이에요

#11개월은안굶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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