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에 대한 생각
최근 전라남도 강진군 성전면에 마을 브랜드 개발로 갔을 때, 달무릇 마을의 로고를 그려갔는데 하얀 머리의 마을 주민 어르신 말씀을 듣고 우리나라 용마루가 다른 나라와는 달리 소박하고 완만한 곡선이라는 걸 알게 됐습니다.
어제는 밤늦게 경상남도와 경남대학교 링크사업단을 통해 수정마을을 다녀왔고, 이노베이션디자인센터 박희운 센터장님 통해 그래픽 형태에 대한 개념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서체나 로고만 관심 가지던 제 시야가 확장되는 계기가 되어 감사했습니다.
오늘은 한국표준협회 산하 지속가능도시추진단을 통해 전라북도 무주군 설천면에 다녀왔습니다. 설천면에 계신 크리에이티브한 ‘선생님’들께 오늘도 설천면의 의미와 두부 브랜드의 방향에 대해 배우며 브랜드를 개발해갑니다.
강진 성전면 달무릇마을, 창원 마산합포구 수정마을, 무주 설천면... 도시의 지역(또는 마을) 브랜드 개발 경험 사례가 이제 40건이 넘어갑니다. 주민들의 의견을 듣고 반영하며 만들어가는 이 일을 지속가능도시추진단 유훈 단장님은 ‘Social Brand Design’으로 정리해보라고 하셔서 브런치, 블로그를 개설해 기록해두고 있습니다.
신수정 작가님은 <일의 격>이라는 책에서 ‘나만 할 수 있는 일(79p)’에 집중하라고 이야기하셨습니다. 나만 할 수 있는 일. 잘 들어주고, 그 속에 창의적인 생각을 잘 표현해주는 일을 하기 위해 한 가지 더 준비가 필요하다는 것을 깨닫습니다. 이제는 ‘나만 할 수 있는데 내가 못하는 일에 역량을 키우는 것’입니다.
친근하게 상대방에게 다가가는 제 장점으로 인해 주민분들의 창의적인 생각을 잘 들을 수는 있지만, 정작 시각적으로의 표현은 잘 못합니다. 디자이너라면 기본적으로 할 줄 안다는 포토샵(Photoshop)이 너무 어렵습니다.
그래서 요즘 몇 개월을 디자인 학원 봄아카데미에서 UX/UI교육과정을 서영준, 전상현, 정을수, 나정웅 디자이너 선생님들을 통해 배우고 있습니다. 다른 학생들에 비해 이해도가 한참이나 떨어집니다. 심지어 생업으로 인해 수업을 자주 빠지게 되니 더 아쉽습니다.
이렇게나 게으른 제가 지금까지, 오늘도 별 탈 없이 사람 구실 하며 살고 있으니 온 우주가 저를 도와주는 것만 같습니다. 이 도움의 시기. 도움을 받는 시간이 언제 끝날지 모르지만, 인생의 모리토리엄(moratorium) 시기는 이제 정말 얼마 남지 않은 것 같습니다.
앞으로도 저는 고객의 생각에 창의성을 더하는 사람을 만나고 싶습니다. 시각적 표현을 잘하는 사람을 만나고 싶습니다. 그리고 저는 그 장점을 제 것으로 만들어가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