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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병호 Nov 04. 2021

‘내가 할 수 있는 게 뭐가 있지?’

일에 대한 생각

이웃 사랑, 지속 가능한 사회에 대해 직장 동료와 온종일 지방 출장길을 오가며 이야기하지만, 정작 기차역 모퉁이에 주저앉아 배낭에서 꺼낸 주먹밥을 드시는 어르신을 보며 생각합니다.


‘내가 할 수 있는 게 뭐가 있지?’


이타적인 삶을 지향하지만 내가 사용하는 시간, 재정은 나 한 사람을 유지하는 정도밖에 안됩니다. 내가 저 앉아계신 어르신을 돕지 못하면서 무슨 이웃 사랑을 말하는지. 이기적인 삶을 살고 있는 것 같아 괴로운 마음을 달랠 수 없었습니다.​


이타적이되 타인의 삶은 살지 않으며, 자기다움으로 살되 선한 영향력을 끼치는 삶은 어떻게 살 수 있을까요.


시간과 재정을 이웃에게 사용하는 것입니다.


저는 일평생 구두를 닦으며 모은 돈 1억 원을 기부하신 60대 부부의 이야기, 독거노인과 어려운 이웃에 써달라며 익명으로 1억 5천만 원을 기부하신 할머니 이야기를 신문기사로 보며 제가 원하는 삶의 방향이 무엇인지 알게 됐습니다.


시간과 재정을 이웃에게 사용하는 것입니다. 가만히 있어도 누군가는 찾아와 우리의 시간과 재정을 갈취해갑니다. 헐값에 사갑니다. 이를 이용당하지 않으려 발버둥  것이 아니라, 되려 적극적으로 우리의 시간과 재정을 이웃에게 사용하는 삶을 살면 된다는  알게 됐습니다.


일에 대한 생각도 마찬가지입니다. 일을 통해 흘려보내는 방향이 이웃으로 향해야 제 자신이 행복해진다는 걸 알게 됐습니다. 당장 세상 모두를 도울 수 없더라도 첫째는 나의 가족, 둘째는 내가 속한 교회와 직장의 구성원, 그리고 셋째는 내가 속한 공동체가 추구하는 사회적 가치들에 향하면 되는 일이었습니다.

도움이 필요한 이를 앞에 두고 ‘내가 할 수 있는 게 뭐가 있지?’ 하며 우울감과 무력감에 침체되었는데, 스스로 답을 찾기 위해 질문을 던지고, 답을 찾기 위해 글을 쓰고 지우길 반복하다 보니 제가 원하는 답을 찾게 되었습니다.


앞으로 더 바라는 것이 있다면. 제 가정과 공동체뿐 아니라 화수분(河水盆)처럼, 신문기사 속 노부부와 할머니 이야기처럼. 사회에 선한 영향력을 전하는 특권이 저에게도 주어지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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