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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원은정 Oct 09. 2018

안하는 것으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

사람들은 때론 자신이 하지 못하거나 안하는 것을 대응하는 방식으로 누군가를 원망하거나 상대방을 탓하는 것을 선택한다. 그리고 그 말이 모순인 것을 알면서도 모여드는 사람들이 있다. 마치 같은 편인 것처럼 착각하지만 그것이야말로 가장 나약한 모임이다. 이런 모임은 무언가를 해내는 사람을 적으로 세우지만 결코 그 사람은 이들의 적이 될 수 없다.

안하는 사람들이 에너지를 그리 쓰는 동안 무언가를 하는 사람은 여전히 무언가를 해내고 있기 때문이다.

무언가를 '대부분' 안하는 사람의 특징은 자신이 제대로 평가될 수 있는 자리에 자신을 놓지 않는다. 그런 자리는 그런 사람을 냉큼 잘 골라내는 시스템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자신이 가진 바닥이 드러날 것이라는 것을 스스로 알기 때문에 들키는 것이 두려운 그들은 무언가를 하지 않아도 되는 자리에 가서 자신이 괜찮은 사람이라고 자기 위안을 하면서 있는다. 그렇기 때문에 그들이 가지고 있지 않은 한가지는 '자기 성찰'이다. 자기 자신을 무슨 말을 하는지 자기 자신이 뭘 어떻게 하고 다니는지 알아차리지 못한 채 타인을 향한 못난 말을 내뱉는 형식으로 자신을 에워싼다. 나는 이것을 '피해자 코스프레'라고 명명하는데 이런 사람 옆에 있으면 결국 도착하는 지점은 '가해자'이다. 피해자 코스프레의 방법을 취하는 사람 곁에 있으면 그 누구도 가해자가 되지 않을 도리가 없다. 곁에 있는 사람들이 무엇을 해도 그것은 '가해'가 된다. 심지어 사랑을 줘도 사랑인 줄 몰라보고 소통을 하기 위한 시도 역시도 모두 가해가 된다. 그들은 자신을 피해자로 두고 곁에 있는 사람들을 가해자로 배치시킴으로 가해자가 된다. 그래서 실은 곁에 있는 모든 사람들이 자신을 왜 떠나가는지 모르고 자신 또한 어떤 사람들을 곁에 둬야 되는지 모르며 곁에 어떤 사람들을 두는지 모르며 살아간다. 잠깐씩 등장하는 같은 에너지를 가진 사람들이 편을 들어주면 그것으로 잠시의 위안을 얻는다.

하지만 세상은 놀랍게도 무언가를 안하는 사람에게 기회를 주지 않는다. 그들은 안하고 안하는 것을 합리하는 반복으로 결국 아무것도 되지 못하는 사람이 된다. 무엇보다 슬픈 것은 결국 아무것도 되지 못해도 스스로를 존중할 수 있는 힘이 있다면 충분히 괜찮겠지만 자신이 아무것도 되지 못하는 것 또한 신 혹은 세상의 탓으로 돌리는 것으로 마감된다는 것이다.
그들에게는 세상도, 신도 가해자가 된다.

*약자가 착한 것은 아니다
*수준이 낮은 사람과 수준이 높은 사람은 친구가 될 수 없다
*자신이 무엇을 하는지 모르는 사람 곁에 모여드는 사람들 역시 자신이 어디에 서 있는지 모르는 사람들이다
*서로가 나누고 있는 말이 '노는 물'이다
*안하는 것으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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