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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카르노 Apr 01. 2021

프랑스혁명 : 수학과 대포

수학을 통해 다수의 포병을 빠르게 양성하다.

지금 우리가 사는 시대에는 핵폭탄이 가장 강력한 무기다. 그렇다면 프랑스 혁명 시기에는 어떤 무기가 가장 강력했을까? 그것은 바로 대포였다. 중국에서 최초로 발명된 화약은 점차 강력한 파괴력을 갖춘 형태로 발전하게 되었고, 프랑스 혁명이 일어나기 이전부터 이미 전쟁의 양상을 바꾸어 놓고 있었다. 대포는 점차 진화하고 있었다. 오스만 투르크의 마호메드 2세(Mehmet II.)는 대포를 사용해 콘스탄티노플의 성벽을 무너뜨리고. 동로마 제국을 점령했다. 이후 인류는 갈릴레오와 뉴턴의 물리학을 접목해 수학 계산을 통해 포탄의 움직임을 예측할 수 있게 되었다.

프랑스 혁명 정부는 가난하고 불행한 청년들의 애국심을 동원할 수 있었다. 프랑스는 에콜 폴리테크닉에서 청년들에게 수학을 가르쳐 포병을 양성했다. 프랑스 포병들은 수학 공식에 기반을 둔 표준화된 절차에 따라 적을 공격할 수 있었다. 오스트리아의 포병은 오랜 시간 훈련한 귀족을 주축으로 한 매우 강력한 군대였다. 그러나 프랑스는 수학을 통해 오스트리아보다 포병을 빨리 양성할 수 있었다. 전쟁이 장기화될수록 오스트리아의 피해는 커질 수밖에 없었다. 다수의 평민이 국가안보에 기여할 수 있게 된 프랑스는 이제 유럽에서 가장 강력한 강대국이 되었다. 대프랑스 동맹국은 수와 전술면에서 모두 강력해진 프랑스를 점령할 수 없었다.


가장 강력한 무기 대포

오스만 투르크와 콘스탄티노플 함락


오스만 튀르크의 바실리카 대포

1451년 오스만 투르크의 술탄 마호메드 2세는 동로마 제국의 콘스탄티노플을 공격했다. 콘스탄티노플은 천혜의 요새로 수많은 이슬람 정복자들이 공격했지만 실패한 곳이었다. 새로운 정복자 마호메드 2세는 콘스탄티노플의 악명을 이미 알고 있었지만 아랑곳하지 않았다. 마호메드 2세는 헝가리의 대포 공학자 우르반에게 강력한 대포를 만들도록 명령했다. 우르반은 거대한 대포 "바실리카(Basilica)"를 제작했다. 길이가 8m에 달하는 바실리카 대포는  270kg의 포탄을 1.6km까지 날려 보낼 수 있었다고 전해진다. 강력한 대포 앞에 콘스탄티노플의 성벽은 무너지게 된다. 콘스탄티노플이 오스만 투르크에게 패배하면서 동로마 제국은 끝이났다. 제국을 무너뜨리듯 대포는 단연 가장 강력한 무기였다.


대포를 쏘는 지식을 복제하다 : 탄도학

갈릴레오와 뉴턴 - 자연의 움직임을 수학으로 예측

시간이 지나 이탈리아의 갈릴레오와 영국의 뉴턴은 과학혁명을 일으킨다. 갈릴레오와 뉴턴은 세상을 수학으로 이해하려고 했고, 그들의 연구 결과는 수학의 언어로 과학을 이해하자는 새로운 관점을 제시했다. 이들의 업적을 바탕으로 인류는 수학 계산을 통해 자연의 움직임을 예측할 수 있게 되었다.

갈릴레오 갈릴레이

이탈리아의 갈릴레오는 과학계에 새로운 관점을 제시했다. 갈릴레오는 빗면 낙하 실험을 통해 아리스토텔레스의 자연 철학 이론을 깨고, 과학적 모델 방법론을 제시한다. 과학적 모델 방법론이란 실험을 통해 깨달은 자연의 법칙을 수학의 언어로 정리하는 것이었다. 갈릴레오의 과학적 모델 방법론은 과학혁명을 일으켰다. 갈릴레오가 세상을 떠나고 1년 후 영국에서 태어난 뉴턴은 물리학의 역사를 바꾸었다.


아이작 뉴턴

뉴턴은 갈릴레오의 생각을 정리해 세상의 모든 움직임을 수학으로 표현할 수 있음을 알려주었다. 세상의 모든 움직임은 뉴턴의 3법칙(관성의 법칙, 가속도의 법칙, 작용-반작용의 법칙)을 통해 이해할 수 있다. 그리고 미적분학을 발전시켜 물체의 움직임을 예측할 수 있는 수학적 도구를 제공했다. 이러한 뉴턴의 방법을 고전역학이라 부른다. 인류는 뉴턴이 만든 고전역학의 수학 공식을 계산하여 물체의 미래를 예측할 수 있게 되었다.


이차함수와 포물선

갈릴레오의 연구노트

갈릴레이와 뉴턴의 생각은 대포에 적용되었다. 갈릴레오는 책상 위에 경사면을 만들어 공이 등가속도로 움직이게 한 다음, 경사면을 거쳐 책상 아래로 떨어지는 공의 궤적을 조사했다. 이 실험을 통해 날아가는 물체의 궤도가 포물선임을 확인했다.

뉴턴의 고전역학을 적용한 포물선 공식

뉴턴의 고전역학 공식을 이용하면 대포가 날아가는 궤적(이하 포물선)과 대포의 미래 움직임을 정확히 계산할 수 있었다. 증명과정은 복잡하기에 모두 이야기할 수 없지만, 중력이 작용하는 지구에서 대포를 쏘면 그 궤적이 이차함수 모양을 그리게 된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뉴턴과 갈릴레이의 연구는 탄도학에 혁명을 가져왔다. 포를 조준해서 목표물에 맞추는 지식이 수학화되었고, 체계화된 지식은 누구나 똑같이 이해할 수 있게 되면서 마치 복제하듯 전달될 수 있었다.

뉴턴과 갈릴레오 이전에도 대포를 쏘는 사람들은 있었지만, 수학을 모르는 상태에서 반복을 통해 감을 잡아야만 했다. 수많은 연습을  대포의 장인만이 대포를  다룰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뉴턴 이후 대포를 쏘아 표적을 맞히는 것은 이차함수 문제를 푸는 것과 동일해졌다. 이차함수 문제에  내는 것은 대포가 떨어질 위치를 정확히 알아내는 이었기 때문이다.

수학은 공부하기 매우 힘들지만, 공식대로 풀면 누구나 동일한 답을 얻을 수 있다. 대포를 쏘는 지식이 수학화 되는 순간, 누구나 포병이 될 수 있었다.


프랑스의 동원력

에콜 폴리테크닉

프랑스 혁명 정부는 국가를 구할 젊은이들에게 강력한 무기인 대포 사용법을 가르쳤다. 프랑스의 젊은이들은 포를 쏘는 지식을 에콜 폴리테크닉에서 배울 수 있었다. 에콜 폴리테크닉의 설립 목적은 "뛰어난 실력을 가진 기술자와 우수한 포병을 양성"하는 것이었다. 에콜 폴리테크닉의 교수들은 해석학(analysis), 역학(mechanics), 동역학(dynamics), 사영 기하학(projective geometry), 일반 물리학(physics)등을 가르쳤다. 에콜 폴리테크닉에 다니는 학생들은 수학을 배움으로써 탄도학에 관련된 지식을 얻을 수 있었다. 즉, 에콜 폴리테크닉을 졸업한 학생은 대포를 쏘는 지식을 알고 있었다. 그리고 혁명전쟁에 뛰어들어 포병 임무를 수행했다.


프랑스 포병이 해야 할 일

프랑스 포병이 대포로 적을 맞추는 과정은 크게 5가지로 구분할 수 있다. 첫째, 적을 관측하여 좌표를 기록한다. 둘째, 이차함수 공식을 세운다. 셋째, 접선의 방정식을 세운다. 넷째, 삼각비 공식으로 각도를 구한다. 다섯째, 대포를 발사한다. 그렇다. 우리가 학창 시절 골치 아프게 풀어야했던 그 함수 문제의 풀이과정이다.

예를 들어, 프랑스 포병은 3km 거리에 있는 적군을 대포로 맞추기 위해 다음과 같은 일을 했을 것이다.


(1) 적 관측

공중에서 적을 정찰하는 프랑스 항공 군단

프랑스 항공 군단(French Aerostatic Corps)의 도움으로 적의 위치를 파악한다. 파악된 적의 위치는 3km 떨어져 있다. 따라서 아군의 위치는 (0,0)으로, 적군의 위치는 (3,0)으로 기록한다.


(2) 이차함수 공식 세우기

적을 맞추기 위한 포물선 공식을 설계한다. 인수분해 공식을 토대로 포물선의 이차함수 공식을 설계하고, 이차함수 그래프를 그린다. 아군의 위치는 x로 적군의 위치는 (x-3)으로 두고 인수분해 형태의 이차함수 공식을 만들면, y=-x(x-3)이 나온다.


(3) 접선의 방정식 세우기

발사할 각도를 알려주는 접선의 방정식을 세운다. 일차함수 식을 세우고, 판별식 D=0의 조건을 이용해 수식을 완성한다. 일차함수의 공식은 y=+3x으로 계산되었다. 일차함수의 기울기 값인 +3이라는 숫자는 포구의 각도에 대한 정보를 알려준다.

접선인 y=+3x의 그래프를 그린다. 대포의 포구 방향을 파란색 접선인 y=+3x와 일치시키고, 대포를 발사하면, 그 궤적은 빨간색 곡선인 y=-x(x-3)을 따라간다. 3km 위치에 있는 적은 포물선 위에 놓여 있으므로 대포를 맞을 수밖에 없다. 대포 포구를 접선과 일치시키기 위해서는 포구의 각도가 얼마인지 알아야 한다.     


(4) 삼각비 공식

삼각비의 정의와 삼각함수를 이용해 포구의 각도를 찾는다. 그리고 각도에 맞춰 포를 방열한다. 접선의 기울기가 +3인 경우 삼각비를 찾으면 tan값이 3으로 계산된다. 삼각함수의 역함수 공식을 이용하면, 이 경우에 각도는 71.56도로 계산된다. 이제 포병은 71.56도에 맞춰 포구를 맞추면 된다.


(5) 대포 발사

포구의 각도를 71.56도에 맞춰 대포를 발사하면 3km 거리에 있는 적은 포탄을 맞게 된다. 명중한 것이다.

이렇게 프랑스에서는 대포를 발사하는 절차를 표준화 시켰다. 논리적인 계산에 입각해 적을 공격하는 것이다. 이차 함수를 이해한 청년은 적군을 물리칠 훌륭한 포병으로 변모할 수 있었다.


오스트리아 VS. 프랑스

한편, 오스트리아도 만만치 않은 상대였다. 실제 노련한 오스트리아의 포병 실력은 프랑스보다 더 좋았다고 한다. 오스트리아 포병의 명중률은 평균 65%로 대프랑스 동맹국에 속한 영국의 28%나 프로이센의 35%보다 높았다. 오스트리아의 포병은 귀족이 주축이 되었고, 선조로부터 대대로 물려받은 지식을 가지고 있었다. 당연히 오랫동안 포병으로 일해온 오스트리아 귀족의 지식을 프랑스 포병이 단숨에 뛰어넘을 수는 없었다. 1:1로 맞설 경우 오스트리아 귀족은 프랑스 포병에게 많은 피해를 입힐 수 있었다.

그러나 프랑스는 다수의 포병을 빠르게 배치할 수 있었다. 대포를 쏘기 위한 수학 공식을 누구나 배울 수 있었기 때문이다. 프랑스는 오스트리아와 달리 신분을 따지지 않고 국가를 지키고자하는 젊은이들에게 포병 지식을 가르쳤다.

대한민국 기준으로 이차함수와 삼각비는 중학교 3학년이 1년 동안 배우는 과정에 포함되어 있다. 우리나라 학생들은 중학교 3학년 시기를 지나면 대포를 쏠 수 있는 지식을 갖추게 되는 것이다. 수학은 매우 어려웠지만 오스트리아 귀족이 오랜 시간 훈련받는 것보다는 빠르게 포를 쏘는 지식을 습득할 수 있는 방법이었다.

프랑스에서 포병이 빠르게 교육받을 수 있다는 점은 오스트리아를 불리하게 만들었다. 전쟁 과정에서 실력은 뛰어나지만 소수의 포병을 가진 오스트리아 군대의 피해가 전략적 측면에서 더 큰 손실이었기 때문이다. 전쟁이 오랫동안 지속될수록 오스트리아의 피해 수준은 점점 커질 수밖에 없었다. 오스트리아가 프랑스를 공격하면 할수록, 프랑스를 지키려는 젊은이들은 수학을 배워 포병으로 변신하여 오스트리아를 괴롭혔다.


강대국이 되어버린 프랑스

이로써 프랑스는 유럽에서 가장 강력한 나라가 되었다. 국가를 지키고 싶다는 의지가 있다면 누구든 학교에서 배운 수학 지식을 통해 당시 가장 강력한 무기인 대포를 사용할 수 있었다. 반면 대프랑스 동맹국들은 귀족들이 주축이 되어 전쟁에 참여했다. 귀족들이 가진 지식은 프랑스의 병사들보다 뛰어났지만, 그들의 수는 많지 않았다. 대프랑스 동맹국들이 전투에서 승리할수록 프랑스를 지키려는 더 많은 청년들의 애국심을 자극했고, 애국심이 넘치는 다수의 프랑스 장병들은 프랑스를 더욱 강하게 만들었다.

이 때, 강력해진 프랑스 혁명군을 어떻게 활용해야 할지 알고 있는 천재가 등장했다. 그의 이름은 너무나도 유명한 나폴레옹(Napoléon Bonaparte)이다. 나폴레옹은 새롭게 탈바꿈한 프랑스의 군대를, 전쟁에서 승리하려는 젊은이들의 의지를 이용할 줄 아는 장군이었다. 나폴레옹의 천재적인 전략과 전술에 힘입어 프랑스는 대프랑스 동맹을 와해하고, 영국을 제외한 모든 나라들을 프랑스 앞에 무릎 꿇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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