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Korea : 11월 20일
2014년 11월 20일
아무리 머리를 벅벅 긁어도 현실감 없던 숫자. 공항의 공기. 배낭의 무게.
여느날과 다를 바 없는 십일월의 어느 날.
내게는 세상이 바뀐 날. 두려움에 부르르 떨던 날. 나를 온전히 스스로 책임지기 시작한 날.
비행기에서 먹으라며 쥐어주던 초콜렛, 책으로 만든 편지뭉치를 양손에 들고 마지 막 퇴근을 했다. 그렇게 미안함을 밀어내고 고마움이 들어왔다. 더 많이보고 더 많이 느끼며, 좀더 큰 사람이 되어서 돌아와야겠다고 그들의 큰 눈을 보며 끄덕였다.
무언가를 가르칠 만한 사람이 되고 싶어서 가르치는 일을 그만 두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