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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쏠SOL Jan 12. 2019

마음을 다잡고

세 번의 비행, 마침내 이륙



'으휴, 이렇게 겁이 많아서 앞으로 어떻게 살래, 정말.'

세 번째 비행기를 LA에서 타면서 가슴 언저리를 두들겼다. 세수를 벅벅하고 거울을 노려봤다. 

이제 온전히 나 혼자다.



일 년이 넘는 시간을 고민했고, 그 시간동안 다른 사람들을 설득하느라 내 마음을 다독일 시간이 조금 부족했던 것 뿐이다.

만약 여행이라는 시간이 너무 무겁고 지치게 된다면, 바로 돌아와도 될 일이다. 정해진 게 아무것도 없는, 오롯이 내 선택으로만 결정되는 일 년의 삶이 바로 앞에 놓여있다. 당장 내일 어디서 잘지 무얼 먹을지도 모르는데 일년 후의 삶은 그때 가서 생각하자. 계획하면서 스무 해 넘치게 살아왔으니 일 년은 눈앞의 지금을 보고 있는 그대로 살자.

이젠 그냥, 그렇게 두면 된다.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나의 여행은 이미 시작되었다. 


멕시코로 향하는 마지막 밤비행기 (LA-> 과달라하라)






나는 잘 가고 있다. 이제 창 밖에 휘황찬란한 별들을 보면서 하나씩 세어봐야겠다.

밤하늘을 이렇게 내려다본 적도 처음이니까. 지금 난, 모든 게 처음인 새파란 여행자다.

2014년 11월 20일의 일기


아쉬움에 울고만 있던 첫 번째 이륙, 졸음에 지쳐 곯아 떨어진 두 번째 이륙,

그리고 멕시코로 향하는 세 번째. 지금에서야 나는 마침내 이륙했다.

2014년 11월 21일의 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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