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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쏠SOL Jan 13. 2019

여행의 처음을 생각하면

에필로그

여행의 처음엔, "지켜야할 것 같은"게 참 많았다.


천원 차이인 여행자버스 대신 로컬치킨버스를 타는 바람에 가방에 있던 전자기기는 다 망가졌고, 예쁜 옷 다 놔두고, 허구헌 날 냉장고 바지에 목늘어난 티를 고수했다.

더 구질구질한 호스텔에 머무르기 위해 20킬로의 배낭을 지고 한시간 반을 걷다가 가방을 집어던졌고, 물갈이로 배가 아파 죽겠는데도 병원에 가지 않고 방안에만 틀어박혀 있었다.

애초에 공항가는 길에 휴가를 내고 바래다준다는 엄마 차를 타면서도 마음이 좀 무거웠다. 


왠지 헝그리하지않아서.




문득 기억이 났다. 첫 물갈이가 어떻게 나았는지.    

 

그렇게 안먹겠다던 멕시코의 한식집에 가서, 

김치볶음밥에 제육볶음 두 개를 박살낸 뒤 거짓말처럼 싹 나았다.  

   

지금 생각하는 게 나중엔 틀릴 지 모르지만 

어쨌든 지금 나의 마음에 충실한 선택을 하고 좋은 삶을 살란다.

모르면 묻고, 힘들면 신발끈 좀 묶으며 쉬다보면 

다시 뛰고 싶어져서 맘이 막 설레겠지.      

그렇게 하루하루 신나서 살다가 가는거지, 


지켜야할 건 내 마음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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