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모도 ep68
“안녕하세요, 저기 호주나라에서 구인 광고 보고 연락드린 사람인데요”
택건은 아직 동이 트지 않은 새벽, 택건은 시드니의 공항 근처의 한 공사장에 도착했다. 멜버른 여행 이후 2주 동안을 쉬었다. 생활비가 간당간당해지기 시작했다. 숨만 쉬어도 새어나가는 시드니의 주거비와 생활비는 그리 오랜 휴식과 여유를 허락하지 않았다. 이제 일을 찾아야 했다. 데모도 일당이 그리 많지 않아 모이는 돈도 많지 않아 다시 일을 시작해야만 했다. 더 많은 시간을 여유롭고 싶다면 시간당 단가를 올려야 한다.
노가다 세계는 시간당 단가를 올리는 것이 모두의 목표이다. 기술자 목수가 되면 시간당 50불 이상도 받을 수 있었다. 택건도 노가다 바닥에서 계속 일을 하다 보니 $50/hour이 일생일대의 목표가 되어가는 듯했다. 그렇게 목수들은 그렇게 올라가는 몸값으로 더 많은 장비와 그 장비를 다 싣고 다닐 수 있는 배기량이 더 높은 고급 픽업트럭으로 차를 바꾸는 재미로 살아가는 듯했다. 그게 아니면 도박장에서 더 큰돈으로 배팅하는 재미를 선택하는 부류도 있었다. 목수로 오래 살아온 자들은 더 큰 집과 더 큰 차를 살 수밖에 없더라. 그건 목수의 능력은 안목과 숙련된 기술에 더 최신의 고급 장비들이 뒷받침되어야 최상의 효과를 발휘하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목수는 갈수록 무거워진다. 많은 것들을 채워 넣을 공간을 필요로 하기 때문이었다.
"나도 이제 시급을 좀 올려야 하나? 데모도 시급으로는 삶이 나아지지가 않네... 어, 여긴 좀 시급이 세네"
멜버른 로드트립으로 적지 않은 비용을 지출해서 주머니 사정이 좋지 않았다. 급하게 한인 구직 사이트를
뒤져 목수 데모도를 구한다는 게시물을 보고 연락을 하고 찾아간 곳이었다. 다른 건축현장의 데모도보다 시급이 높았다. 도착한 곳은 연립주택 공사현장이었다. 공사 현장은 골조 공사가 한창이었다. 아직 완성되지 않은 새파란 색깔의 철제 프레임들이 올라가고 있었다. 그 모습이 마치 어린 시절 놀이터에 정글짐을 연상케 했다. 팀버(목재)는 눈을 씻고 찾아봐도 없다. 모두 철제 프레임으로 집의 뼈대를 세우고 있는 듯했다.
“택건씨?!”
“네 맞습니다”
“….”
멀리 동이 트고 있었지만 촘촘히 세워진 정글짐 속은 프레임에 막혀서 빛이 많이 새어 들지 못해 어두컴컴했다. 비록 어둠 속이었지만 그의 머리칼은 하얀색이 많이 섞여 있음이 눈치챌 수 있었다. 반은 이미 백발이고 나머지 반도 백발이 되어가고 있었다. 몇 년 동안 머리를 자르지 않았는지 긴 생머리를 도인처럼 뒤로 묶었다. 키는 그리 크지 않았지만 땅땅한 체구를 가졌다. 반바지에 민소매 티셔츠 그리고 종아리 언덕까지 올라오는 목이 높은 안전화를 신고 있는 모습은 마치 산속에 있던 도인이 속세로 내려온 듯했다.
“이 쪽 일을 좀 해보셨어요?”
“네, 지붕 목수일을 좀 했었습니다.”
“그래요?”
그 도인은 못 믿겠다는 표정으로 택건을 아래위로 훑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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