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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가지 상처

데모도 ep62

by 글짓는 목수

"우아 드디어 멜버른이다."


자동차로 10시간 넘게 달려왔다. 천신만고 끝에 도착한 멜버른이 너무도 반가울 따름이다. 안나의 부모가 사는 집에 도착했을 때는 날이 저물어 땅거미가 지고 있었다.


"Dad! I’m home!"(아빠! 저 왔어요)


쇠창살의 커다란 대문 앞에 차가 멈춰 섰다. 안나는 차창을 열어 문 앞에 대리석으로 세워진 인터폰에 버튼을 누르고 외쳤다. 그러자 대문이 자동으로 천천히 열리기 시작했다. 대문을 통과해 들어간 곳은 중앙에는 마치 호수를 연상케 하는 커다란 연못이 있었다. 연못의 가장자리를 따라서 1m 간격으로 조명이 설치되어 있었다. 그 조명들은 연못 가운데 솟아있는 조각상을 비추고 있었다. 조각상은 죽은 예수를 품에 안고 있는 성모마리아의 모습이었다. 그 연못의 양쪽 옆으로 드넓은 정원이 펼쳐졌다.


“헐~ 여기가 진짜 너네 집이야?”

“제 집이 아니고 부모님 집이죠”


그 연못의 뒤쪽에는 입이 벌어질 만큼 웅장한 2층의 고급 저택이 보였다. 어둠 속에서도 저택 아래에서 쏘아 올린 조명을 받아 저택과 정원은 한 폭의 그림을 연출하고 있었다. 차는 연못을 끼고돌아 저택의 문 앞에 도착했다.


"Oh! my Sweet heart, come in" (오 내 사랑, 어서 오렴)

"왈왈왈!"

"왈왈왈!"


저택의 정문에는 우람한 체격의 백인 남성이 기다리고 있다. 안나의 아버지였다. 그는 커다란 정문 앞에 나와서 반가운 얼굴로 그들을 맞이했다. 그의 옆에는 검은 치마에 에이프런을 입고 있는 동남아 여성으로 보이는 가무잡잡한 피부의 가사 도우미 한 명과 커다란 골든 레트리버 한 쌍이 꼬리를 흔들며 천천히 들어오는 낯설고 낡은 차량을 향해 짖어대고 있었다. 잠시 뒤 안나가 차에서 내리자 흥분을 감추지 못한 두 마리의 레트리버가 꼬리를 사정없이 흔들며 뒷다리로 서서 안나에게 달려들었다.


"Nice to meet you, My name is Taekgun" (반갑습니다. 전 택건입니다)
“Nice to meet you too, I’m Victor, Please come in, I heard a lot about you from my daughter" (예 어서 들어오세요, 딸한테서 얘기 많이 들었습니다.)

"얘네들은 인절미랑 햄버거예요"

"뭐 인절미랑 햄버거? 푸하하! 이름에 왜 이래?"

“둘 다 누런데, 얘는 한식을 좋아하고 저 녀석은 양식을 좋아해서 붙인 이름이에요. 하하하”

“진짜 웃긴다. 진짜 하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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