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모도 ep64
"헐! 대박! 이게 다 뭐야?"
"브라더 뭐 탈래요? You just pick it up one of them" (하나 골라요)
다음 날이 밝았다. 안 나와 택건은 그레이트 오션 로드로 향하기 위해 그녀의 집 차고로 내려왔다. 차고 안에는 람보르기니 무르시엘라고부터 포르셰 카이엔, 벤츠 S클래스까지 3대의 고급 승용차가 번쩍거리는 광택을 뽐내며 전시되어 있었다. 차고 밖에는 광택을 잃은 올드 캠리가 주차되어 있었다. 택건은 휘둥그레진 두 눈으로 그 차들을 이리저리 쳐다보고 있었다.
"부모님이 자동차 마니아니?"
"큭큭, 아버지가 자동차를 좀 좋아하세요"
"그러시구나, 근데 진짜 타도 되는 거니?"
"어제 아버지가 허락하셨잖아요. 키도 주셨어요"
"어렸을 때 람보르기니 한 번 타보는 게 소원 있었는데?"
"Ok~ 그럼 람보르로 갑시다. 고고씽"
택건은 영화에서나 보던 노란색 람보르기니를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안나에게 말했다. 양쪽 차 문이 열린 람보르기니는 독수리가 먹이를 향해 하강하며 날개를 젖히는 듯한 모습이었다. 안나와 택건은 차에 올라탔다. 차에 앉은 것인지 안긴 건지 모를 정도로 엉덩이가 바닥으로 깊숙이 빠지듯이 빨려 들어갔다.
"부으으으응"
"브라더 오늘 제가 스피드가 뭔지 보여드리죠 큭큭"
웅장한 엔진 소리가 진동과 함께 차 안에 울려 퍼졌다. 택건의 올드 캠리의 덜덜거리던 엔진 소리와 사뭇 비교가 된다. 차고의 문이 열리고 차가 천천히 빠져나갔다. 안나는 능숙하게 차를 운전했다. 차가 고속도로에 진입하고 스피드를 내기 시작했다. 순간 가속도에 택건의 등이 의자에 찰싹 달라붙었다. 하지만 호주의 엄격한 속도제한으로 람보르기니의 성능을 제대로 느끼기엔 역부족이었다.
"브라더가 내가 운전하는 패트롤카에 한 번 타봐야는데... 아쉽네요"
안나는 자신이 속한 연방경찰 팀 내에서도 남다른 드라이빙 실력을 모르는 자가 없을 정도였다. 한 번은 페라리를 타고 도주하는 마약 유통책을 추격했다. 좁은 도심에서 요리조리 좁은 도로를 헤집으며 한 시간가량을 추격 끝에 검거한 일화는 연방 경찰 내부에서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유명했다. 그게 유명한 건 차도 사람도 주변 사물들에 그 어떤 상해나 피해를 입히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그 정도로 운전실력이 뛰어났다.
안나는 자신이 경찰이 되지 않았으면 카레이서가 됐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그녀는 일의 특성상 긴급출동이나 범인과의 추격전등을 벌이는 경우가 자주 생기기 때문에 고성능 패트롤카를 타고 다녔다. 유사시 과속과 교통법규도 위반하고 달리는 게 허용되기 때문에 종종 카레이서의 능력이 요구된다. 그럴 때면 안나의 탁월한 운전실력이 빛을 보곤 했다.
"아니 난 괜찮아, 그냥 천천히 가자"
"왜요 겁나요?"
"응. 겁나"
"하하하"
차는 시원한 해안 도로를 내달렸다. 3시간여를 달려 그레이트 오션 로드에 도착했다. 어딜 가나 둘이 탄 샛노란 람보르기니가 사람들이 시선을 끌어 모았다. 둘은 차를 주차하고 바닷가로 걸어갔다. 잠시 뒤 깎아지는 듯한 절벽이 해안가를 따라서 끝없이 이어진 눈부신 장관이 눈앞에 펼쳐졌다. 마치 케이크를 스푼으로 잘라놓은 듯한 절벽의 경사면이 인상적이다. 수많은 사람들이 그 장관을 사진에 담느라 분주했다.
"와! 사람들 엄청 많네 여기가 뭐가 그리 유명하길래?"
"저기 저거요!"
"뭐?"
"저기 절벽 앞에 떨어져 나온 돌기둥 조각들 이요"
"저게 뭔데?"
"저게 12 사도(12 Apostles)상이래요"
“어? 성경에 나오는 예수의 열두 제자 말이야?”
“그렇죠”
"정말? 근데 12개가 아닌 듯한데"
"지금은 바다의 파도로 인한 침식 작용 때문에 12개 중에 8개만 남아있다네요"
“헐, 넌 그걸 어떻게 알았냐?”
“여기 적혀있네요 하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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