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의 서] 페르난두 페소아 -발제문-
1. [불안의 서]을 읽고 전체적으로 느낀 점을 간략히 말해주세요
2. 페르난두 페소아(1888~1935)는 생전에 그가 글을 쓰고 있었는지 아는 사람은 많지 않았습니다. 그가 죽고 그의 방에 있는 트렁크 속에서 약 3만 장가량의 수기가 발견되었습니다. [불안의 서]는 그 미출간 문서들이 그의 사후 여러 권으로 묶여 출간되면서 그는 포르투갈에서 ‘국민시인’의 반열에 올랐습니다.
그는 왜 생전에 그 많은 글들을 공개하지 않은 것일까요? 개인적인 생각을 얘기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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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연애편지는 바보 같다.
아니 연애편지가 아니리라
바보 같지 않다면.
나도 한때는 연애편지를 쓰곤 했지,
남들처럼
바보처럼.
(후략…)
- 알바루 드 캄푸스 1935년 10월 12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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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위는 시는 페르난두 페소아가 즐겨 쓰던 이명(異名 : 헤테로님)으로 지은 시의 일부입니다. 그는 이명의 대가라고 불리 우는 작가입니다. 그건 그가 자신의 이름이 아닌 다른 수십 가지의 이명들로 글을 썼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우리는 그 이명의 인물들을 가명이나 필명이라 부르지 않습니다. 그건 그 개별의 이명들이 각자 그 만의 나이 직업 성격부터 심지어 생년월일 등 완전히 페소아 자신과는 다른 새로운 인물들로 만들어졌기 때문입니다. 그럼 그는 왜 그런 수많은 이명들을 탄생시켜서 그 이명의 이름으로 글을 쓴 것일까요?
4. 페소아는 포르투갈의 지폐에도 그 얼굴이 새겨질 정도로 그 나라에서는 국민 시인(작가)으로 불릴 정도로 가장 존경하는 문학인으로 추앙받습니다. 그 나라 국민들은 그의 글에서 무엇을 느낀 것일까요? 개인적인 생각을 말해주세요?
5. [불안의 서] 중에서 가장 감명 깊게 읽은 챕터와 그중 가장 와닿는 문장은 무엇인가요? 챕터를 낭송해 주시고 그 이유를 말해주세요
6. 페르난두 페소아는 그 이름에서도 느껴지듯이 여러 가지 페르소나(Persona)를 연상케 합니다. 어쩌면 지금 우리들 사이에 유행하는 본캐, 부케라는 놀이 문화를 그는 이미 100년 전에 하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사회에서 현대인들이 여러 가지 모습으로 살아가는 것에 대해 어떻게 보시나요? 항상 한결같은 모습이 아닌 때와 장소 그리고 역할에 따라 카멜레온 같이 도저히 그 정체를 알 수 없는 사람을 이제 우리는 어떻게 바라봐야 할까요? 우리도 마치 연기자처럼 여러 가지의 삶을 살아야 하는 것일까요? 부정적? 긍정적? 아님?
7. “나와 삶 사이에는 엷은 유리문이 있다. 그래서 나는 삶을 똑똑하게 인식하고 이해하지만, 그것을 만져볼 수는 없다” [불안의 서, 80장]
페소아는 이상과 현실을 분리해서 살아간 작가입니다. 자신이 개인적으로 생각하는 이상(꿈)과 현실(삶)의 개념(정의?!)은 무엇인가요? 각각 한 문장으로 표현할 수 있을까요? 그리고 자신은 이 둘을 어떻게 활용 혹은 구분해서 살아가고 있나요? (상호작용? 상호격리? 부분적 연결과 융합?)
8. "소설을 쓰는 작가들을 얼마나 나는 부러워하는가. 그들은 쓰기 시작한다, 계속해서 쓴다, 그리고 완성한다!" [불안의 서, 291장]
페소아의 글은 짧은 단편의 산문과 시가 주류를 이룹니다. 그래서 페소아를 ‘시인’이라고 얘기하지 ‘소설가’라고 얘기하진 않습니다. 하지만 페소아도 살아생전 여러 편의 소설과 드라마 시나리오 초고를 썼다고 합니다. 하지만 대부분 그것들이 모두 미완성에 그쳤습니다. 그는 장편의 소설을 완성시키는 작가들을 내심 부러워했습니다. 그가 장편의 이야기를 완성시키지 못한 건 무엇 때문이었을까요? 그리고 소설을 쓴다는 것과 시를 쓴다는 것은 무엇이 다른 것일까요?
9. “어떤 사람은 커다란 꿈을 품고 살아가, 그 꿈을 잃어버린다. 어떤 사람은 꿈 없이 살다가, 역시 그 꿈을 잃어버린다” - 김소연(시인) -
이 문장은 [불안의 서] 첫 페이지 발문에서 김소연 시인이 이 책을 읽고 쓴 독후감 첫 문장입니다. 개인적으로 이 문장을 어떻게 보나요? 그리고 본인이 생각(해석)하는 꿈이란 어떤 것인가요?
10. “삶 없는 내 인생을 담담하게 털어놓는다. 이것은 내 고백이다. 내가 고백 속에서 아무것도 털어놓지 않는다면, 그건 털어놓을 것이 하나도 없기 때문이다”
[불안의 서]의 페소아가 ‘베르나르두 소아레스’라는 이명의 인물로 쓴 책입니다. 그가 만든 이명 중에서 소아레스는 자신과 가장 흡사한 인물로 묘사됩니다. 그는 자신의 자서전(고백록)을 쓰기 위해 그를 탄생시킨 듯 보입니다. 그리고 [불안의 서]는 그의 가장 빛나는 명작이 되었습니다. 책의 도입부에서 페소아는 앞으로 써나갈 글이 고백록과 같은 자서전임을 암시합니다
모든 글은 진정성에서 시작합니다. 모든 글쓰기가 일기로부터 시작하는 이유입니다. 대부분의 위대한 작가들의 처녀작이나 명작들은 자전적 요소들을 많이 포함하는 이유입니다.
개인적으로 자신이 과거에 썼던 글(일기, 낙서, 편지, 독후감, 에세이, 등등)이 있나요? 기억에 남는 자신의 글 혹은 기록이 있다면 나눠볼까요?
11. 집중 vs 몰입
“나에게는 꿈이 실제보다 더한 실제다” - 35장-
“나는 잠자듯이 글을 쓴다… (중략) 나는 글을 쓰면서 나를 잃는다. 나는 산문으로 꿈을 꿀 수 있기 때문이다” - 155장 -
페소아는 잠을 자듯이 글을 써내려 갔다고 합니다. 그건 깊은 몰입 상태에서 글을 썼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잠은 의식이 없는 상태이지만 몰입은 의식이 있지만 의식에서 벗어난 상태입니다. 의식과 무의식의 중간 상태라고 할 수 있습니다. 우리가 잠을 자면서 꿈속에서 생각지 못한 것들을 꿈을 꾸듯이 몰입 상태에서 우리는 무의식의 세계에서 놀라운 발견이나 경험을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것을 의식 상태의 손가락으로 옮겨올 수 있습니다. 이것이 몰입의 상태입니다.
l 몰입(沒入, Be lost in)) : 깊이 파고들거나 빠짐.
l 집중(集中, Concentrate in) : 한 곳을 중심으로 하여 모임. 또는 그렇게 모음.
몰입과 집중은 다른 의미이지만 우리는 대게 일상에서 이것을 구분하지 못합니다. 과거에는 집중이 능력이었지만 이제는 몰입이 대세가 되어가는 시대입니다.
“모든 예술에 절대적으로 필요한 독창성과 직관력은 완전한 몰입 상태에서 생겨난다”
- 황농문 [슬로싱킹] 중에서 -
본인이 생각하는 몰입과 집중의 차이는 무엇인지 얘기해 주세요. 그리고 개인적으로 어떨 때 몰입과 집중을 경험하는지 나눠볼까요?
12. “단 한 번도 연기를 하지 않았다. 나는 연기되는 역할 그 자체였다. 나는 배우가 아니었다. 배우의 연기였다. (중략) 나는 그 상상의 인물이 바로 나라고 간주했다” - 39장 -
페소아가 만든 인물이 이명이라 불리는 이유는 단순히 이야기 속 캐릭터에 머물지 않고 하나의 완전히 별개의 인격을 완성했기 때문입니다. 그가 만든 인물들은 태어난 날짜부터, 직업, 성격, 혈액형등 모든 것을 설정하고 그 이명은 각자가 글을 쓰며 그 글을 현실에서 출간합니다. 이건 이명인물이 현실에 존재하며 삶을 살아가는 것을 의미합니다.
“체호프는 소설과 희곡을 통해 캐릭터 속으로 들어가 보는 게 엄청난 치유효과가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 로버트 그린 [인간 본성의 법칙] 중에서 -
러시아 작가이자 의사인 ‘안톤 체호프’는 자신이 희곡 속의 인물이 되어 글을 쓰는 것이 치유와 회복의 효과가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이건 관계 속에서 상처받는 우리가 타인의 입장에서 삶을 살아보는 듯한 효과를 가져다줍니다. 이것이 타인을 가장 깊이 공감하고 이해할 수 있는 방법이라 얘기합니다. 우리 시대에 결핍된 능력이 바로 이 대인감수성과 공감능력입니다. 그런 점에서 문학은 간접적으로 타인을 이해하고 공감하려는 시도라고 볼 수 있습니다.
당신이 타인을 이해하고 공감하는 방법은 무엇입니까? 그리고 문학이나 영화 등의 예술 작품 속에서 자신과 타인을 발견한 경험이 있나요? 경험담을 들려주세요
13. 낭만주의 vs 고전주의
“낭만주의가 가진 여러 재앙 중 하나는, 우리가 필요로 하는 것과 우리가 소망하는 것을 혼동하는 일이다.” – 53장 –
“나 자신도 영혼 깊은 곳에서는 낭만주의자의 후손이긴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직 고전주의 작품을 읽을 때만 만족을 느낀다” – 55장 –
페소아의 글은 얼핏 보면 낭만주의를 지향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항상 고전주의로 돌아오는 듯한 인상을 줍니다. 마치 낭만과 고전 사이에 서서 낭만에 빠뜨린 자들을 고전으로 끌어다 놓는 다리 같은 역할을 하는 것 같습니다. 우리는 항상 낭만을 꿈꿉니다. 그러면서 고전(Classic)을 듣고 많이 읽으라 합니다. 낭만과 고전은 대조적인 의미를 품고 있습니다.
본인이 생각하는 낭만주의와 고전주의는 무엇이며, 낭만과 고전 중 무엇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십니까? 그리고 그 이유를 설명해 주세요
14. “환경은 사물의 영혼이다. 모든 사물은 자신만의 표현을 가지며, 그 표현은 사물의 외부로부터 사물에게로 온다. 모든 사물은 세 줄이 교차하는 지점이다. 그 세 개의 줄이 사물을 형성한다. 일정 분량의 질료, 우리가 사물을 지칭하는 방식, 그리고 사물이 자리 잡고 있는 환경… (후략)” – 58장 -
페소아는 사물을 관찰하는 능력이 아주 뛰어납니다. 그는 사물의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 그리고 사물이 품고 있는 의미(나에게 혹은 다른 존재에게)등 크게 세 가지로 구분해서 사유합니다. 지금 자신이 가지고 있는 물건 중에서 가장 의미 있는 물건을 하나 설정하고 그것을 이 세 가지의 관점에서 설명해 볼까요?
1) 사물의 질료 (재질, 질량, 색깔 등등)
2) 사물의 명칭 (일반 명칭, 고유 명칭 – 브랜드, 제품명, 제품코드명 등등)
3) 사물의 의미 (대상 사물이 나에게 가져다주는 의미 – 주관적)
15. “현실을 환상의 한 종류로 받아들이고 환상을 현실의 한 종류로 받아들이기. 이것은 쓸데없는 일이면서 동시에 불가피한 일이다” – 90장 -
현실과 환상은 다른 의미입니다. 그런데 과연 우리는 현실과 환상이 어떻게 다른지 명확하게 구분할 수 없습니다. 예를 들면 현실에 존재하는 돈이라는 화폐는 서로 상호 간에 약속한 환상일 뿐입니다. 원화를 저기 다른 별 아니 다른 오지 나라에 가서 제시하면 그들에게 그 종이는 아무런 의미가 없습니다. 그저 종이일 뿐입니다.
“사물을 항상 다른 관점에서 바라본다는 것은 사물을 새롭게 갱신한다는 것이며 다층 화한다는 것이다”
우리 삶의 주변과 일상에서 환상으로 약속되어 있는 것들을 하나씩 얘기해 봅시다.
16. “대부분의 사람들은 본 것이나 생각한 것을 말할 수 없어서 괴로워한다. 이 말은 곧, 나선형 곡선을 말로 정의 내리기보다 어려운 일이 없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 117장 -
페소아는 과학적 지식이 상당한 것으로 보입니다. 그는 문학인이지만 그의 글에서는 철학적이고 과학적인 표현들이 많이 등장합니다. 그는 나선형 구조에 대해 명확하게 이해하고 있습니다. 나선형 구조는 가장 완전하고 안정(견고)적인 구조를 의미합니다. 우리의 유전자가 나선형 구조로 된 이유도 이 구조가 가장 변형되기 어려운 구조이기 때문입니다.
“나선형 곡선이란 상승하며 이어지는 결코 원을 완성해버리지 않는 가상의 원이다 (중략…) 나선형 곡선은 무를 휘감고 돌면서 수직으로 상승하는 한 마리 뱀 아닌 뱀이다” - 117장 -
본인이 현재 떠오르는 주변에 나선형 구조의 사물 혹은 개념들에 대해 하나씩 예를 들어 얘기해 볼까요?
17. 아니마 vs 아니무스
“우리는 아무도 사랑하지 않는다. 그 누구도 사랑하지 않는다. 우리는 오직 누군가에 대해서 우리가 갖고 있는 그 이미지를 사랑한다. 우리는 우리 자신의 이상, 즉 자신을 사랑하는 것이다” - 112장 -
다소 이해하기 어려운 문장입니다. 사랑에 대한 그의 해석이 흥미롭습니다. 이건 심리학 그리고 정신분석학적으로 접근해야 이해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대상의 본질을 사랑한 것이 아니라 그 대상이 투영한 이미지를 사랑한 것입니다. 상대가 나에게 만든 이미지를 통해 사랑에 빠집니다. 그것은 칼 구스타프 융(1875~1961) 이 고안해 낸 개념인 아니마와 아니무스라고 얘기합니다.
사랑에 빠졌는데 상대의 실제 본성(본질)을 알게 된 후 사랑이 깨어지는 경험을 한 적이 있지 않나요? 이것이 내면의 아니마와 아니무스가 무너지고 상처받는 과정이라고 합니다. 이건 우리의 뇌가 자신이 만들어 내는 이미지를 사랑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인간은 결국 상대의 실체가 아닌 내가 만든 허상으로만 사랑할 수 있음을 의미합니다.
우리는 내면의 아니마와 아니무스는 현실에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그 현실의 상대와 자신의 아니마(아니무스)와의 괴리가 만들어내는 고통을 견뎌야만 현실의 사랑을 지속할 수 있습니다.
자신이 내면에 가지고 있는 상대의 아니마와 아니무스는 어떤 모습인가요? 그리고 가능하다면 그 아니마와 아니무스가 깨어진 경험담을 한 번 나눠볼까요?
18. 완전한 인간이란…
“비기독교인(무교)에게 완전한 인간이란 자신의 모습대로의 완전함을 갖춘 인간이고, 기독교인에게는 자신이 아닌 모습으로 완전함을 갖춘 인간이다. 불교(도교) 도에게 완전한 인간이란 더 이상 인간이 존재하지 않는 상태의 완전함이다.” –p148 -
위의 문장에서 페소아는 완전한 인간을 크게 3가지로 구분해서 설명합니다. 위 문장에 대한 본인의 개인적인 해석과 본인이 현실에서 가장 완전하다고 여기는 인간상은 어떤 모습인가요?
(or 본인이 지향하고 추구하고자 하는 인간상도 괜찮습니다)
19. [불안의 서]을 한 문장으로 요약해서 표현한다면? 별점은 몇 점?
*별점: ☆☆☆☆☆
*한줄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