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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식이 없이 교회를 혐오하는 사람들

헌금은 목사가 가지는 거 아닌가요?

by 닥그라

Intro


목사로 살아가다 보면, 상식이 없는 사람을 많이 만나게 된다. 특히나 유튜브를 관리하다 보면, 지능을 의심하게 되는 사람들을 간혹 만나게 된다. 그 사람들의 머릿속에는 아주 기본적인 상식이 탑재되어 있지 않은 것처럼, 교회 혐오로만 가득하다.




교회가 해야지 목사가 돈을 밝히네


내가 경험한 댓글 중 하나를 먼저 살펴보자. 설교자가 "교회 대문에 문제가 생겼는데, 어떤 성도님이 자발적으로 찾아오셔서 자기 돈으로 며칠씩 공사하고 가셨다"라고 했다. 그에 대해서 "교회가 해야지 목사가 돈을 밝히네"라는 소리를 했다. "목사가 공짜를 좋아한다"라는 거다.


이건 무식이 철철 드러나는 말이다. 또한 기본적으로 인간 조직에 대한 개념 자체가 없는 것으로 밖에는 안 보인다.


먼저, 위의 상황을 이야기하자면, 교회에서는 교회 대문에 문제가 생겨서 공사도 해보고 바닥을 깎아보기도 했다. 좀더 정확한 상황을 이야기하자면, 비가 와서 빗물이 바닥에 스며들었다. 겨울이 되니 이게 얼어서 바닥이 올라오는 거였는데, 이것을 잘 모르는 상황에서 교회는 "문을 열 때마다 바닥에 긁힌다"라고만 생각하고 있었다. 그래서 문을 조절하거나, 바닥을 깎거나 하는 등 다양한 방법을 사용하다가 정문을 잠그고 사용하지 못하는 사태가 되었다.


그 상황에서 문을 수리하려고 업체에 알아보니 수백만 원이 들어간다는 거다. 그 말을 듣고 한 집사님이 보시더니, 자기가 하면 100만 원도 안 든다는 거다. 그런데 그러면 또 위의 교회를 혐오하는 사람들과 똑같은 사람들이 "자기가 공사를 맡으려고 수작을 부리네"라고 하지 않겠는가? 이분은 이 상황에서 그냥 자기 돈으로 수리를 하신 거다. 공사에 들어간 돈은 헌금한 걸로 하겠다고 말이다.


그런데 이런 배경 상황을 하나도 이해하지 못한 상황에서 "교회가 수리했어야지" 같은 소리는 무식이 철철 넘치는 소리로 밖에는 안 들린다. 상황도 모르고 허수아비 논법이라는 비열하거나 무지한 주장을 펼친 것이다.


거기다, 인간 조직의 구조를 안다면 저런 말도 안 되는 소리는 할 수 없다. 교회의 운영은 목사 혼자서 하는 게 아니다. 학교를 예로 들어보자. 요즘은 급식 업체를 선정할 때도 입찰을 받는다. 그런데 교회에 사회에서 일하는 알 거 다 아는 장로들도 있는 상황에서 업체들을 비교도 해보지 않고 목사 혼자서 그냥 진행할 수 있으리라 생각하는가?


그리고 교회에 문제가 생겨서 장로나 집사가 와서 수리를 한다고 해보자. 그러면 그게 바로 교회의 한 성도가 한 거다. 교회에는 작정 헌금이라는 것이 있다. 예를 들어서, 의자를 교체하거나, 교회 건물을 수리해야 하는데 교회에 예산이 없다고 해보자. (여기서 또 순진하게 교회가 없는 예산을 마음대로 행사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는가 모르겠다.) 예비비를 사용해야 하는 상황에서, 누군가가 작정하여 "의자를 사는 데 사용하십시오"라거나 "강대상이 낡았는데 새로 교체하는데 사용하십시오"라거나 "빔 프로젝터가 너무 오래되었는데, 선명하게 볼 수 있도록 빔 프로젝터를 교체하는데 사용하십시오"라면서 헌금을 하는 거다. 그러면 교회는 그 작정된 헌금으로 예산을 집행할 수 있다.


사실은 교회의 모든 헌금이 교회를 운영(여기에는 구제와 선교를 포함하여 다양한 것이 포함된다)하는 것에 쓰인다. 단지, 이 헌금의 사용을 교회의 운영에 맡기는 거다.




공짜를 좋아하네


사실 나는 위에 말한 "목사가 공짜를 좋아하네"라는 말이 우습게 느껴진다. 교회가 교회 예산을 가지고 교회 수리를 한다고 해서 목사 사례가 줄어들지 않는다. 반대로, 누군가 자기 돈으로 교회 수리를 한다고 해서 목사 사례가 늘지 않는다. 그러니까 목사가 교회를 사랑하여 헌금한 성도를 칭찬할 때에 "목사가 공짜를 좋아한다"라고 하는 건 상식이 없는 말이다.


사실 나는 저런 생각이 공짜를 좋아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자기가 공짜를 좋아하기 때문에, 머리 속에 공짜라는 말이 박혀서 "목사가 공짜를 좋아하네" 같은 발언을 하게 된 거다. 그리고 교회에 오되 그냥 공짜로 가겠다는 마인드가 느껴진다. 교회에 수리할 게 있다면 교회가 교회 돈으로 해야 한다는 마인드이다. 교회에 아무런 기여를 하지 않겠다는 작심이 느껴진다.


사실 저러한 자세는 상식이 부족한 데서 나온다. 아니면 이기심이거나. 그에 대해서는 아래 링크를 참조하자.





헌금 설교에 대하여


교회가 헌금을 사용하여 어떻게 교회를 운영하는지에 대해 살펴보기 전에 헌금 설교에 대해 먼저 살펴보자. 어떤 사람들은 목사가 헌금 설교를 하면 "목사가 돈을 밝힌다"라고 말하기도 한다. 이것은 여러 가지 논리 허점으로 가득하다. 물론, 상식이 결여된 소리이기도 하다.


일단 여기에는 목사가 헌금을 자기 돈처럼 쓴다는 말도 안 되는 전제가 깔려 있다. 이게 얼마나 무식한지는 설명이 필요없을 정도가. 목사가 교회 돈을 자기 돈처럼 쓸 수 있다는 생각부터가 교회에 대해서 엄청난 오해를 하고 있다.


경기도 법인카드 사적 유용 논란이 있었던 이재명 대통령 후보를 생각해보자. 경기도지사라는 강력한 권력을 가진 이재명 대통령 후보조차 논란이 될 정도로 엄청난 사건이다. 예산을 적법하게 사용하지 않았다는 거다.


그런데 문제가 무엇인가 하면, 교회의 목사는 당시 경기도지사처럼 강력한 권력조차 없다는 점이다. 교회의 운영은 목사 혼자서 할 수가 없다. 특히나 교회의 헌금은 함부로 사용할 수가 없다. 교회의 헌금은 사용할 때마다 재정에 기록된다. 적법한 절차를 따르지 않을 수가 없다.


물론, 헌금을 마음대로 사용할 방법이 아예 없는 건 아니다. 위에 말한 것처럼 작정 헌금을 하면 된다. 그런데 이것도 "십일조를 안 하고 대신 작정 헌금을 한다"면 교회 내에서 말이 엄청 나올 일이다. 즉, 교회 예산을 내가 원하는 대로 집행하려면 그냥 내 돈 내서 하면 되는데, 보통은 잘 그러지 않는다는 거다. (이때도 혼자 하는 게 아니다. 교회가 필요하지 않은데 멋대로 교회에서 한 시간 거리에 새로운 교회 건물을 샀다고 해보자. 아무도 그 건물로 가지 않는다. 결국 예산 집행에는 교회의 의지가 작용하게 된다. 여기서 말하는 교회란 교회 기관과 교회 성도 모두가 포함된다.)


교회 헌금을 어떻게 사용할지는 교회의 운영을 어떻게 할지와 연관이 있다. 목사의 사례는 이미 정해져 있어서 헌금이 늘더라도 목사의 사례는 늘지 않는다. 물론 교회가 엄청 커져서 한 달에 백만 원 밖에 못 받는 담임 목사에게 "이제 우리 교회도 재정이 늘었으니 사람답게 살 수 있는 정도로 사례를 올리겠습니다"라고 할 수는 있다. 이건 교회에서 적법한 절차에 따라 하는 것이지, 목사가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게 아니다. (적법한 절차에 대해서는 아래의 링크를 참조하자.)





발생적 오류


목사가 헌금을 마음대로 유용할 수 없다는 점을 기억하고 나면, 목사가 헌금 설교하는 걸 가지고 "목사가 돈을 밝힌다"라는 게 얼마나 말도 안 되는 오해인지 알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저 발언에는 몇 가지 오류를 추가적으로 살펴볼 수 있다.


먼저 발생적 오류이다. 발생적 오류란, 논리 자체에는 문제가 없는데 그 발언을 한 사람을 비난하는 것으로 논리에 흠집을 내려는 비열한 방식 중 하나다. 마찬가지 이유로 인신공격의 오류로 볼 수도 있다. "목사가 돈을 밝혀서 헌금을 강요한다"라고 주장하는 거다.


그러나 기본적으로 헌금이라는 것은 사회로 따지면 회비라고 볼 수 있다. 사람과 사람이 만나 식사를 할 때에도 회비가 있지 않은가? 마찬가지로 교회가 운영되려면 예산이 필요하다. 교회 건물을 유지하는 것도 그렇고, 교회에서 예배 후 점심을 준다면 여기에도 예산이 사용된다. 주일학교 간식도 마찬가지다. 문제는, 교회는 이것을 운영하는 것에 대해 강제적인 회비를 요구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자발적인 헌금으로 운영된다.


즉, 점심 식사를 해야 하는 상황에서 회계가 회원들에게 회비를 요구하는 게 부당한 게 아닌 것처럼, 교회가 교회 운영을 위해 헌금이 필요하다고 이야기하는 것은 전혀 부당한 일이 아니다. 그래서 때로는 장로나 집사, 운영이나 조직을 아는 사람이라면 심지어 아직 집사 직분도 없는 사람도 헌금에 대해 이야기 한다. 그리고 헌금에 대해 아무런 개념이 없는 사람들이 가득하다면, 헌금 설교를 목사에게 요구하기도 한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헌금이란 자발적이다.




목사는 부자인가


헌금과 목사들에 대해 가지고 있는 또 한 가지 논리 오류는 바로 정점오류이다. 기본적인 상식이 없어서 목사를 욕하는 이유 중에는 목사가 부자라는 생각이 깔려 있다. 그러니까 목사가 헌금을 마음대로 사용하니, 목사는 부자다 라는 것이다. 그런데 헌금을 목사들이 사용한다는 비상식적인 오해에 대해서는 이미 위에 설명을 했으니 넘어가겠다. 그러니 이번에는 정점 오류에 대해서 살펴보겠다.


목사가 부자라는 생각 자체가 매우 비논리적인 일이다. 유튜브 영상을 조금만 찾아봐도 알 수가 있다. 홍ㅅㅅㄴ 전도사가 과거 자기 월급이 50만 원이라는 이야기를 한 적이 있다. 그만큼 대부분의 사역자들이 가난하다.


지금 한국 교회는 부교역자 대란이라는 말이 있다. 코로나 기간 떠나간 부교역자들이 교회로 돌아오지 않는 거다. 좀더 자세히 설명하자면, 코로나 기간 교회 예산이 부족하여 가장 먼저 목사들의 사례부터 잘랐다. (원래 그렇다. 교회에서 가장 짜게 사용하는 것이 바로 목사들의 사례이다. 그러니 50만 원이라는 말도 안 되는 사례비가 책정될 수 있는 거다.) 쉽게 말해, 예산이 없다는 이유로 목사와 전도사들을 교회에서 내보낸 거다.


그러자 목사와 전도사들은 사회에서 일을 찾기 시작했다. 목사들이 가장 많이 흘러간 직업이 쿠팡이라고 한다. 당시 쿠팡이 얼마나 열악했는지 계속해서 매스컴에서 보도가 되었다. 그런데 웃기는 게 뭔지 아는가? 쿠팡을 한 번 경험한 사역자가 사역지로 돌아오지 않았단 것이다. 4대보험도 해주고, 일한 만큼 월급도 따박따박 주니, 매일 화요일부터 일요일까지 9시부터 저녁 5시까지 일하고, 추가로 수요일과 금요일, 주일에는 저녁 예배가 있다고 야근을 밤 9시 또는 그 시간을 넘어서까지 하며, 심방이라는 명목으로 월요일, 화요일, 목요일에도 밤 늦게까지 일하는 상황에 새벽 5시에도 교회에 나와 예배를 드리는데 한 달에 200만 원도 안 주는 교회로 돌아오지 않는단 거다.


그래서 지금 한국 교회는 부교역자 대란으로 난리이다. 부교역자가 교회로 돌아오지 않으니 (물론 예배는 드린다) 교회에서 부교역자를 구할 길이 없는 거다.


거기다 교회의 절반 이상이 미자립교회임을 아는가? 교회 자체적으로 목사 사례도 주지 못하는 교회가 절반 이상이라는 거다.


그런 상황에서 목사가 부자라고 생각하는 것은 상식적이지 않다. 왜냐하면 99%의 목사는 가난하기 때문이다. 단지, 1%의 목사만이 그나마 부자라고 부를 수 있을 뿐이다. 그러나 이런 1%의 대형교회 목사를 보고 "모든 목사는 부자다"라고 생각한다면, 백종원을 보고 "모든 요식업 사장은 부자다"라고 생각하는 것처럼 무식한 일이다. (이것이 바로 정점 오류이다. 1%도 안 되는 한줌의 예를 가지고 모두가 그럴 거라고 생각하는 거다. 카페 사장 중에 부자도 있을 거다. 그러나 대부분의 카페는 적자에 허덕이다가 폐업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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