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ust 10 Minutes, 근육통 만드는 시간
추석 연휴부터 비가 계속 됐다. 연이은 비소식에 걷기가 쉽지 않았다. 우산을 쓰고 나가서 걷기도 했지만, 반려견 봄비가 없으니 영 재미가 없었다. 두 달 가까이 함께 한 산책이 그새 익숙해진 것 같았다. 하지만 그렇게 단련된 덕분에 40-50분 산책은 가뿐하게 다녀올 체력이 됐다는 게 문제였다. 새로운 운동을 늘려야 했다.
덤벨, 케틀벨, 줄넘기를 뚫어지게 쳐다보다가 관뒀다. 막상 하려고 보니 셋 다 하기 싫었다. 요가매트를 깔고 스트레칭을 하면서 무슨 운동을 하면 좋을까 계속 고민했다. 문득 108배가 떠올랐다. 시간도 얼마 걸리지 않고, 다이어트보다는 정신수련을 한다는 생각으로 하면 견뎌낼 수 있을 것 같았다.
108배를 다 하는데 약 15분 정도 걸렸고, 평균 심박수는 122 BPM으로 나쁘지 않았다. 동작은 부러 찾아보진 않았지만, 하다 보니 일전에 템플스테이에 가서 스님께 배웠던 방법이 생각났다. 머리로는 기억하지 못하지만, 몸은 기억하고 있었던 게 신기했다. 108배를 하면서 자연스럽게 마음도 고요해졌다. 조바심 갖지 말자, 다른 것에 집착하지 말자 등 마음을 내려놓게 됐다.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걸 하기로 했다.
저녁쯤이 되니 허벅지, 복부, 팔에 통증이 느껴지기 시작했다. 이상하다, 싶었다. 비가 종일 내려서 걷기도 못했는데 왜 근육통이 왔지, 생각해 보니 오전에 108배를 한 게 기억이 났다. 고작 10분 남짓이었다. 다른 운동은 귀찮아서 피했는데, 뜻밖에 몸이 먼저 나를 이끌었다. 108배를 힘들이지 않고 할 수 있을 때까지 당분간은 즐겁게 걷기와 병행해보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