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이렇게 자존감을 높인다
얼마 전 브런치 카카오 채널에서 보내준 @스테르담 작가님의 브런치 소개글을 읽었다.
https://brunch.co.kr/@sterdam/1599
유익했고 눈에 띄는 내용이 여러 가지 있었지만, 브런치 작가가 31,000명이라는 이야기는 나를 놀라게 했다.
작가님은 '31,000명이나 된다.'는 뜻으로 적어놓았지만, 나는 '31,000명 밖에 안된다고?'라고 받아들여졌기 때문이다.
그 보다 훨씬 더 많을 것이라 생각했었다.
'31,000명이나 되는구나.'라고 생각하는 것과, '31,000명 밖에 안된다고?'라고 생각하는 것은 하늘과 땅 차이다. 다수 중 일부라는 사실과, 소수에 해당하는 특별한 사람이라는 것은 분명히 다른 의미다.
일단 출간을 했던 안 했든 간에 꾸준히 자신의 경험과 생각들을 글로 표현하고 소통하기를 즐기는 31,000명의 사람들 중에 내가 들어있다는 사실이 왠지 뿌듯했다.
SNS, 유튜브 채널, 전문적인 블로그, 그리고 잘 써진 책을 펼쳐서 저자의 약력을 읽을 때마다, '세상엔 정말 뛰어난 사람들이 많구나.'라는 생각과 함께 '나는 정말 보잘것없는 사람이구나.'라고 느낄 때가 있다.
평생 한눈팔지 않고 열심히 일해왔다고 믿고 있지만, 따지고 보면 어느 것 하나 제대로 내세울 수 있는 것은 거의 없다는 것을 자각하게 된다. 한없이 내가 작아지고 서글퍼지는 순간이다.
자존감 (自尊感)
[명사] 스스로 품위를 지키고 자기를 존중하는 마음.
남과 비교하다 보면 그들보다 지킬 품위가 없다고 생각되니 스스로 존중하기도 힘들다.
외적으로 이뤄낸 것도 별로 없고 그렇다고 내적으로 쌓인 것도 많지 않은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생각을 거듭하다가 슬픔의 나락에 떨어질 때도 있다.
'나는 정말 보잘것없는 사람일까?'
이런 기분이 들 때, 자존감이 바닥을 뚫고 지구의 반대편까지 뚫고 나갔다고 느낄 때, 나름대로 헤어 나오는 방법이 있다.
나에게 존재하는 혹은 부여된 '가치'를 찾아보는 것이다.
일단 회사로 좁혀 본다면, 고객 초기 대응부터 제안, 프로젝트 관리와 기획까지 할 수 있는, 몇 명 안 되는 기획 라인의 'Allround Player'다.
그와 동시에 사내 유일한 데이터 분석가이고, (코로나로 몇 달 때 진행 못하고 있지만) 사내 유일한 스터디 모임의 리더다.
그리고 아마도 사내 유일한 브런치 작가다!
이런 식으로 조금 생각하다 보면, 어느덧 기분이 좋아진다.
이러한 것들이 누군가로부터 받아 주워진 것이 아니라, 노력해서 얻어진 것이기 때문에 가치가 큰 것들이다.
무엇보다 '나'는 세상에 나 밖에 없다. 그런 '나'를 가진 사람은 세상에 나뿐이다.
무엇이든 전 국민 중에 좋은 쪽(?)으로 31,000명 안에 드는 것은 이것이 유일하지 않을까 싶다.
연봉과 재산은 말도 안 되고, 나 같은 업종에서 나보다 더 좋은 성과를 내며 일하는 사람들은 셀 수 없이 많을 것 같다.
브런치 작가 수를 알고 나서, 이제는 자존감이 떨어졌을 때 뭔가 떠올릴 만한 것이 하나 더 생긴 것 같다.
앞서 이야기한 브런치 소개글에는 브런치를 통해 출간된 책이 2,400권이 넘는다고 한다.
한 작가가 여러 권의 책을 낸 케이스도 많이 있으니, 출간까지 간 작가는 그 보다 적을 것 같다.
언젠가 나도 책을 낸다면, 자존감은 더 높아질 것 같다. 그러기 위해 더 열심히 나를 담은 글들을 써 나가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