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아누비스 Apr 15. 2024

정신과 병동에 입원했습니다

또 병원생활이라니


 무슨 일이 있었는지 하나하나 설명하기는 어렵지만 어쨋든 현재 서울에 있는 어느 대학병원의 정신과 병동에 입원했다. 불행 중 다행인건 폐쇄병동으로 간 것은 아니라 폰 사용이 자유롭다는 것 정도이려나...


 덕분에 오늘 가려했던 공동체 월례미사도 갈 수 없게 되었고 엄마한테 한소리 들었다. 또냐고. 꼭 돈을 써가면서 그래야겠냐고. 대체 나보고 어쩌라는 것인가. 먼저 내 스위치를 씨게 눌렀으면서.


 한두 번 하는 병원생활도 아니지만 정말 심심하고 할 것 없고 단조롭다. 이런 환경을 위해 입원한 것이기는 하지만 정말 할 것이 없다. 그래서 내내 병동 복도 뺑뺑이를 돌고 휴게실 티비를 쳐다보다가 멍때리다가 자다가를 반복하고 있다.


 2년 전 폐쇄병동을 마지막으로 더는 입원이 없게 하리라 굳게 다짐했는데 참 인생사라는 것이 생각대로 되지 않는구나 싶다. 또다시 하는 병원생활 동안 병원 내 성당에 매일 갈까 싶다. 공동체 월례미사는 못가지만 이렇게라도.


 내 상황을 아시는 신부님과 수녀님은 내 연락을 받으시고는 안 그래도 힘들어보였다면서 이왕 간 김에 푹 쉬고 조급하게 생각하지 말라고 하셨다. 일단 나도 여기 있는 동안에는 그럴 생각이다.


 그런데 환자복 차림으로 병동 복도를 뺑뺑이 돌려니 정말 정신 나가리가 되었구나 싶은 생각도 든다. 이 굴레는 언제 끝나려나.




작가의 이전글 인생은 생각대로 되지 않아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