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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OncoAzim Jan 01. 2018

2017년의 책들

이 포스팅을 다 썼을 시점에는 2018년이겠지만, 2017년 읽은 책들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는 시간들을 가져보았습니다. 책을 읽었을 때는 꼭 한마디라도 적어놓아야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시간이 지나면 왜 이렇게 기억이 안나는지. 올해 하반기부터는 책을 읽다가 밑줄치고 싶은 부분이 있으면 찍어서 트위터에 올려놓는 일들을 했습니다. 그러면 나중에 다시 보기에 조금 더 나은 것 같습니다. 기억이 가물가물했던 책들도 트위터에 올려놓은 내용들을 보니 제가 무슨 생각을 하면서 책을 보았던지, 나의 삶에 어떻게 다가왔는지 약간 가늠이 되는 것 같았습니다. 

아무튼 그래서... 기록의 시점과 방법이 조금씩 다르기에 책에서 느낀 마음의 울림과는 달리 짦은 기록으로 끝난 책들도 있습니다. 마음의 울림은 별표가 좀더 잘 반영하겠지요.  다른 이들에게 권해주고 싶은 마음도 별표가 많을 수록 더 많지요. <올해의 책>으로 꼽은 [아픈 몸을 살다]는 나중에 제대로 리뷰를 해보려고 합니다. 


1. 사후생 ★★

엘리자베스 퀴블러-로스 (지은이), 최준식 (옮긴이) | 대화문화아카데미 

의과대학 죽음학수업준비에 참여하면서 읽은 책. 근사체험에 대한 이야기는 나의 가치관으론 받아들이기 어렵다. 그러나 그것없이 행복한 죽음이 가능할것인가에 대해서도 자신하기 어렵다. 죽음을 둘러싼 가족들의 체험과 정신역동은 확실히 과학만으로 설명하고 해결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 


2. 한국인의 웰다잉가이드라인 ★★

한국죽음학회 웰다잉 가이드라인 제정위원회 (지은이) | 대화문화아카데미 | 2011년 10월

역시 의과대학 죽음학수업준비에 참여하면서 읽은 책. 기억이 잘 안나는 걸 보니 가이드라인으로서의 기능은 별로 못하는 책인듯....^^ 대신 일년간 열심히 정독한 연명의료결정법 조항만 머릿속에 떠다닌다. ^^


3. 대리사회★★★★ 

김민섭 (지은이) | 와이즈베리 | 2016년 11월

대리기사가 된 시간강사. 누군가의 의무와 책임을 대리하는 사회의 약자들, 대리운전석에서 바라본 세상. 학회가는 비행기안에서 읽고 마음이 뭉클했는데 그때 느낌을 적어놓지 못해 아쉽다.  


4. 유전자의 내밀한 역사 (별표는 추후에) 

싯다르타 무케르지 (지은이), 이한음 (옮긴이) | 까치 | 2017년 3월

작가와 번역자의 내공으로 보아서 기대가 많이 되는 책인데 (전작인 <암, 만병의 황제의 역사>는 너무도 사랑하는 책!) 상당히 방대해서 조금 읽다가 아직 손대지 못하고 있다. 6월쯤 멘델 이야기부터 읽었던 것이 생각이 안남. 내년으로 일단 넘겨야겠다. 일단 어디 가지고 다니면서 읽기가 힘들어....T-T 


5.보노보노처럼 살다니 다행이야 ★★★

김신회 (지은이) | 놀(다산북스) | 2017년 4월

만화 보노보노를 읽어보고 싶다. 솔직해지자는 맺음말. 마음이 맞는 사람들끼리의 연대에 대한 부러움. 꿈이라곤 별로 없이 살고 있으면서도 꿈이 없어도 된다고 하니 느끼는 저항감. 나를 미워하는 이에게 공감할 필요 없다는 말은 위로가 됨. 


6. 이반 일리치의 죽음 ★★★★

레프 니콜라예비치 톨스토이 (지은이), 이강은 (옮긴이) | 창비 | 2012년 10월

환자가 아니라 질병에 집중하는 의사의 모습을 비꼬거나 과장없이 그려낸 구절이 기억에 남는다. 임종 과정의 고통, 그리고 환자 본인은 정작 임종과정에서 소외되고 있는 상황을 잘 그려낸 디테일이 살아있는 작품. 


7. 82년생 김지영 ★★★★

조남주 (지은이) | 민음사 | 2016년 10월

여자여서 당연하게 여기고 견뎌고 참아야 했던 것들을 일깨워준, 그래서 한층 세상이 불편해진 페미니즘의 모순. 


8. 학교에는 왜 이상한 선생이 많은가? ★★★★

김현희 (지은이) | 생각비행 | 2017년 3월 

못된 아이들, 당하는 교사, 극성맞은 학부모의 프레임으로 규정당하는 현재의 교단사회의 문제점을 지적한 비판서. 학부모의 눈으로도 읽게 되지만 한편으로는 공공서비스를 제공하는 전문가들이 자신의 주관과 철학을 지키면서 충분한 자율성을 가지고 살아가려면, 그러면서도 사회의 신뢰를 얻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도 생각해보게 된다. 이전부터 교사와 의사의 처지가 비슷하다고 느껴왔기 때문이기도 하다. 교육의 본질과 관계없는 기준강요, 자유, 정의 등의 근본적인 가치를 대체하고 있는 기계적 합리성, 절차적 정당성 (수많은 paperwork) 등에서  관료화된 의사사회와 심평의학으로 대표되는 획일적인 진료기준 등이 떠오른다. 


9. 의학의 법칙들 ★★★★

싯다르타 무케르지 (지은이), 강병철 (옮긴이) | 문학동네 | 2017년 7월

첫째 직관, 둘째 예외, 셋째 인간적편향. 첫째와 셋째는 어찌보면 모순인데 의학이라는 학문의 숙명인 것 같기도 하다. 첫째는 과학자들에게 이해받지 못하는 요소이며 셋째는 일반인들에게 이해받지 못하는 요소. 그런데 그래서 나는 의학을 사랑하는 것 같다. 


10. 엄마는 페미니스트 ★★★★

치마만다 응고지 아디치에 (지은이), 황가한 (옮긴이) | 민음사 | 2017년 8월

작가의 전작 <우리는 페미니스트가 되어야 합니다>를 읽고 믿고 구입. 딸을 키우기 위해 산 책. 유치원생 딸은 활달하고 씩씩한 아이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자가 어떻게 그런 일을 해, 와 여자가 왜 그래 이런 말들을 종종 하는 편이다. 아이가 그런 말을 할때마다 다시 들춰봐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사회의 은근히 강요하는, 무의식중에 스며드는 스스로를 한계짓고 규정짓는 생각으로부터 자유롭게 해주고 싶다. 


11. 아픔이 길이 되려면 ★★★★★

김승섭 (지은이) | 동아시아 | 2017년 9월

건강의 사회적 결정요소에 대한 가장 의학적이고 냉철한 리뷰논문이자 더 이상 인간적일 수 없는 마음아픈 이야기이기도 하다.  


12. 대체의학을 믿으시나요? ★★★★★

폴 오핏 (지은이) | 서민아 (옮긴이) |필로소픽 | 2017년 7월

이 책에 대한 이야기는 다음의 포스팅으로 작성하였어요. 

https://brunch.co.kr/@cathykimmd/55

13. 나의 페미니즘 공부법 ★★★

하루카 요코(지은이) | 지비원(옮긴이) | 메멘토 | 2016년 9월

"사적인 서점"에서 처음 접하게 되었던 책. 일본사회에서도 일상화된 여성혐오를 어떻게 이겨내는지에 대한 한 연예인의 솔직한 고민에서 비롯된 배움의 과정.


14. 소년이 온다★★★★★ 

한강 (지은이) | 창비 | 2014년 5월 

올해 읽으면서 가장 많이 울었던....


15. 생이 끝나갈 때 준비해야 할 것들 ★★★★

데이비드 케슬러 (지은이) | 유은실 (옮긴이) | 21세기북스 | 2017년 3월 

역시 죽음학 수업을 위해 읽음. 막상 수업준비를 할 때는 참고를 못했네... 휴가가서 진득히 읽으면서 가장 많이 밑줄을 친 책인데 사실 기억이 가물가물... 밑줄쳐놓은 부분은 필사해놓았다가 말기 환자를 볼 때 답답해지면 들여다보아야겠다. 


16.나를 지키며 일하는 법 ★★★★

강상중 (지은이) | 노수경 (옮긴이) | 사계절 | 2017년 9월 

어떤 관점을 가지고 살아갈지, 하루하루 살아내는 것에 매몰되지 않고 나의 한계를 직시하며, 쓸 수 있는 에너지를 어떻게 배치해야 할지 생각해보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 ‬ 


17. 엄마를 이기는 아이가 세상을 이긴다 ★★★★

김선호 (지은이) | 길벗| 2017년 6월 

사춘기를 맞는 초등고학년 아이는 자아를 재편하는 시기에 있다는 것, 유아만큼이나 민감한 시기여서 나의 한 마디가 아이에게 큰 영향을 미친다는 것, 독립된 한 인간으로서 존중하고 바라보아야 한다는 것을 깨닫게 해준다. 사실 실용서로 생각하고 큰 기대없이 보긴 했지만 아이를 키우는 시각과 자세를 다잡기에 충분히 도움이 된 책이었다. 


18. 힘빼기의 기술 ★★★★★ 

김하나 (지은이) | 시공사 | 2017년 7월

올해 읽은 가장 즐거웠던 책. 세상을 살아가는 것은 생각보다 더 괴로운 것은 아닐지도 몰라. 힘을 많이 주고 살아야 하는 것은 아닌지도 몰라. 


19. 아픈 몸을 살다 ★★★★★  

아서 프랭크(지은이) | 메이 (옮긴이) | 봄날의 책 | 2017년 7월 

나의 올해의 책. 매일 대하는 아픈 이의 경험, 질병의 삶에서의 의미, 사회적인 의미에 대해 다시 되새기게 된다. 


20. 글쓰기의 최전선 ★★★★★ 

은유 (지은이) |  메멘토 | 2015년 4월 

"사적인 서점"에서 추천받아 읽은 책. 글쓰기는 치유이며 삶의 즐기는 한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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